[일본 노무라증권 - 고교은행 제휴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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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 (野村) 증권과 최대 산업금융은행인 고교 (興業) 은행이 두 개의 자회사를 공동 설립하기로 지난 13일 합의함에 따라 일본 금융기관간의 합종 연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휴는 일 금융기관들이 지금까지 금융시스템 불안과 금융 빅뱅 시대를 맞아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활로를 모색해온 것과 달리 일본 금융기관끼리의 첫 연합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양사는 앞으로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올해 안으로 파생금융상품 등 첨단 금융을 다루는 'IBJ.노무라 파이낸셜 프로덕트' 와, 투자신탁 및 확정거출형 연금 (매달 적립금을 낸 뒤 운용실적에 따라 차등적으로 돈을 받는 연금) 을 취급하는 '노무라.IBJ투자서비스' 를 설립키로 했다. 고교은행은 주력상품인 금융채의 판매가 저조한데다 시중은행과 비교,점포수가 적어 개인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 노무라증권은 일련의 금융비리와 외국 증권사의 진출로 주식거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돼 왔다. 고교은행의 니시무라 마사오 (西村正雄) 행장은 "금융개혁을 맞아 외자계 공세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키는 것이 급선무" 라며 "첨단 금융부문과 금융자산 관리.운용은 혼자서 맡기에는 너무 벅차다" 며 제휴 배경을 설명했다.

노무라증권의 우지에 준이치 (氏家純一) 사장은 "은행.증권의 보완적 관계를 강화하면 외자계 금융기관과의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도쿄 = 이철호 특파원 〈leechulh@red.an.egg.or.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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