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시장 외국사례]미국 로즈보울 벼룩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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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현란한 장미 축제와 대학 풋볼리그의 전당으로 널리 알려진 미 로스앤젤레스 근처 패서디나시의 로즈보울 스터디움은 매달 둘째주 일요일마다 벼룩시장으로 탈바꿈한다. 벼룩시장이 서는 날이면 상인들은 새벽 1시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천막과 좌판을 설치하고 트럭에서 물건들을 꺼내놓는 등 준비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고 나면 곧 개장시간이 된다. 구장 가장자리를 따라 말발굽 모양으로 늘어선 좌판대는 약 2천여개. 진열된 상품들은 의류, 장난감, 신발,가전제품, 식기 등 생활용품에서 가구 등 내구재 그리고 50년대 청바지, 카우보이 부츠 등 골동품을 포함해 수만여종에 이른다.

중고품과 새상품이 반반씩이다. 싸구려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라지만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산층. 남이 쓰던 물건이라고 가리지 않고 싸고 좋은 물건을 찾는데 열심인 전형적인 미국인들이다.

개중에는 밴츠와 같은 고급차를 몰고 온 상류층들도 적지않다.

로즈보울 벼룩시장은 지난 68년부터 한달에 한차례씩, 자리값으로 30~50달러씩 낸 상인과 입장료 5달러를 지불한 소비자들이 만나 싸고 좋은 물건을 팔고 사는 '알뜰생활의 현장' 으로 자리잡고 있다.

로즈보울 벼룩시장과 같은 '하루장터' 는 캘리포니아에만 약 30여곳. 이중 10여곳은 커뮤니티 칼리지라는 2년제 시립대학교에서 열리는데 이 장터의 수익금 일정액은 인근 학교나 봉사기관 등 공공기관에 기부되는 게 보통이다.

LA 지사 = 남상혁 기자 〈nshk@joongang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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