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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신 닮은 정운 좋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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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사진)이 6일 자신의 동생인 3남 김정운이 후계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카오에 체류 중인 김정남은 이날 일본 니혼텔레비전(NTV)과의 인터뷰에서 “(정운을) 아버지가 매우 마음에 들어 한다”며 “그렇게(정운이 후계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 핵실험과 김정운의 후계 내정 보도 이후 김정남의 언론 인터뷰는 처음이다. 그는 “정운씨가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정보를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으며 자신은 이 부분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정운의 후계 내정을) ‘아니다’고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정운이는 아버지를 닮았다”며 “아버지가 동생(정운)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후계자 문제는 순전히 아버지가 결정할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결정된 사항을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통보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 문제에서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마카오를 여행하고 있다는 그는 북한에 있는 자신의 측근들이 숙청됐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런 언론 보도는 완전 날조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나는 북한 시민권을 갖고 중국과 마카오에 머물고 있다”며 “북한에서 망명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지난달 핵실험에 대해서는 “(핵실험·미사일에 관한 질문은)아버지나 형제들에게 물어달라. 나는 이미 북한 정치에는 어떤 형태로든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최근 북한이 김정운을 정점으로 하는 새 체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김정남 주변 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4월 초 평양 시내에서 김정남의 측근들을 잇따라 체포했다”며 “이 사실을 안 김정남이 당분간 마카오에 머물다가 중국에 망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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