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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브릭스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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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예외가 있다. 브릭스 펀드가 그렇다. 최근 수익률에서도 국내 펀드를 멀찌감치 따돌린 덕분에 돈이 다시 흘러들고 있다. 지난달 이후 우리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이들 지역의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브릭스 내에서도 자원 부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잠재력과 안정성을 감안하면 중국이 가장 매력적이란 분석이 많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5일까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33.1%로 국내 주식형 펀드(25.6%)를 앞선다. 격차는 브릭스의 선전에서 비롯됐다. 최근 1개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0.46%)이 멈칫거리는 사이 수익률이 부진했던 동안에도 인도(36.2%)·러시아(26.1%)·브라질(17.6%)·중국(11.3%) 펀드는 좋은 성적을 냈다. 이들 지역의 증시 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호조다. 지난주 ETF 수익률에서 ‘삼성 코덱스 차이나 H’(4.43%), ‘미래에셋 타이거 브릭스’(3.2%)가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돈도 수익률을 따라 흘러가는 법이다. 최근 한 달간 동유럽(2370억원)·중국(1730억원)·중남미(660억원)로 돈이 들어오고, 일본(-220억)·유럽(-70억) 등 선진국 펀드에선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1조1000억원이 순유출됐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브릭스 펀드 내에서도 인도와 러시아가 단연 돋보인다. 신흥시장 강세에 원자재 값 강세 효과까지 겹치며 브라질 펀드도 비상하고 있다.

하지만 유망 투자처를 꼽으라면 여전히 중국을 가장 앞에 놓는 전문가가 많다. 중국이 가장 앞서 세계 경제의 회복을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올 들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를 끈 것도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 효과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신운용이 올 2월 출시한 상품은 이미 동이 나 가입자를 받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허가해준 투자 한도인 1억5000만 달러를 모두 채웠기 때문이다. 삼성투신 측은 “한도를 늘려 달라고 요청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토 펀드 중에선 푸르덴셜운용(230억)과 PCA운용(1000억)의 상품에 여분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국내 투자자들이 가입해 있는 중국 펀드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H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이르면 10월부터 중국인들이 ETF를 통해 홍콩 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 H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존의 중국 펀드는 계속 보유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에 대한 평가는 성적에 비해 박한 편이다. 최근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기반이 취약해 기복이 심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도 러시아는 브릭스 내에서 가장 뒤처진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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