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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병 12개월 여자 아기 뇌사 상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서울에 사는 만 12개월 여아가 중국에서 유행하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EV71)에 의한 수족구병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여아는 지난달 26일 손에 발진이 생겨 1차 진료를 받았으며, 1일 다시 발열·경련 등의 증세를 보여 입원한 뒤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다는 것이다. 역학 조사 결과, 이 여아에게서 EV71이 검출됐다. 하지만 여아는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고 형제·자매도 없어,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질병관리본부 측은 밝혔다.

올해 들어 뇌막염·뇌염·수막염 등 수족구병 합병증 동반사례는 총 18건이 확인됐으며, 이 중 14건에서 EV71이 검출됐다. 지난달에는 12개월 된 영아가 수족구병을 앓다 숨지기도 했다. 일선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에서도 수족구병 의심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국내에서 확인된 EV71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것과 유전체 염기서열이 99.8% 일치한다”며 “중국에서 들어온 이 바이러스가 토착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은 감염된 사람의 대변 또는 침, 콧물을 통해 전파되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며 “수족구병이 의심될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고, 유치원·학교 등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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