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즉석 먹을거리 판매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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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강남구역삼동 LG25 편의점. 문을 들어서자마자 마주치는 계산대 위엔 노릿노릿 구워진 통닭 바비큐가 고객들을 유혹한다. 4인용 식탁이 놓여있고 옆 매대엔 김밥과 삶은 계란, 샌드위치 등 각종 음식이 가득해 분식집에 들어온 착각마저 일으킨다.

김주환 점장 (28) 은 "오후엔 간식을 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 식당을 연 것 같은 착각도 간혹 든다" 며 웃음 지었다. 지난해 공공요금 대납 등 서비스 차별화로 한바탕 열전 (熱戰) 을 치른 편의점 업계에 패스트푸드 바람이 거세다.

훼미리마트는 최근 제일제당과 기술제휴를 통해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판매하는 '갓 구운 빵' 을 선보였다. 훼미리마트측은 일단 소보루.앙금빵 등 4종을 내놨지만 6월까지 14개 품목으로 늘릴 계획이다.

로손도 지난 3월부터 패스트푸드 물류 체제를 종전 제조→물류→점포의 3단계에서 제조→점포 2단계로 줄였다. '신선도 유지' 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로손은 또 햄버거.샌드위치 빵과 소스 등도 직접 회사에서 만드는 한편 여름에 먹는 샌드위치, 과일 샌드위치 등 독창적인 먹거리들도 새로 개발했다. 써클K코리아는 그동안 분식집 등에서나 구경할 수 있던 즉석 김밥과 닭꼬치.어묵 등을 팔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25.패스트 프로젝트팀이란 명칭의 전담팀을 구성했고 지난 1월부터 사내 전 임직원들과 일반인들을 상대로 패스트푸드 아이디어를 모집, 이를 상품화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채택되면 2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총 판매액의 1%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지난 달에는 고객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아 IMF햄버거.샌드위치, 겨자.박고지 김밥 등을 선보였다. LG25는 연말까지 1백50개 종의 패스트푸드 신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LG25 패스트푸드 개발팀의 최상길 대리는 "일본 편의점 업계는 고기.두부 등 부식 경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며 "4~5% 남짓한 국내 편의점업체들의 패스트푸드의 매출 비중도 곧 두자릿수로 뛰어 오를 것" 이라고 전망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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