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에어프랑스 잔해로 보이는 물체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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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인 1명 등 승객과 승무원 228명을 태우고 지난달 31일 밤(브라질 현지시간) 대서양 상공을 비행하다 실종된 에어프랑스 AF447편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발견됐다. 브라질 공군은 2일 “수색작업에 나선 항공기가 페르난도 데 노롱야 군도에서 북동쪽으로 650㎞ 떨어진 해상에서 AF447편 잔해로 보이는 비행기 좌석, 구명조끼, 기름 흔적 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공군은 “발견된 잔해들이 AF447편의 것인지는 수거를 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군함들은 4일께에나 잔해가 발견된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생존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서양 상공에서 실종된 에어 프랑스 AF447편 탑승객 가족들이 1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톰 조빔 공항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P=연합뉴스]


잔해가 발견되기 전까지 실종된 AF447편은 24시간이 넘도록 행방이 묘연했다. 프랑스와 브라질·스페인·미국 공군은 각각 군용기를 동원해 수색 작업에 나섰으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사고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오렌지색 불꽃을 봤다는 증언이 나오며 실마리가 풀렸다. 브라질 최대 항공사 탐(TAM)의 한 조종사는 “AF447편의 항로 부근 세네갈 영공을 비행하다 불꽃처럼 보이는 오렌지색 점들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AF447편은 실종 전 관제탑과의 마지막 교신에서 브라질 해안에서 350㎞ 떨어진 페르난도 데 노롱야 군도를 통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종 원인은 미스터리=AF447편의 것으로 보이는 잔해가 발견됨에 따라 추락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이유는 벼락에 의한 고장이다. 에어프랑스 측은 “가정이지만 비행기가 벼락을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항공 전문가들은 “비행기가 벼락을 맞더라도 다른 편으로 곧 방전되기 때문에 안전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난기류에 의한 기계고장일 수 있다”고 전했다. 교신이 끊길 무렵 실종 여객기가 있던 장소가 남반구와 북반구의 무역풍이 충돌해 난기류가 심한 대서양 적도지역이라는 점이 이유로 지적됐다. 고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에어프랑스에 따르면 실종 비행기는 사고 직전 전자계통의 고장을 알리는 자동 신호를 내보냈다. 그러나 최신형 비행기는 이·삼중의 예방 장치들을 갖추고 있어 일부 고장으로 비행기가 멈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테러 가능성도 거론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의 검색이 유럽·미국·아시아 등 다른 공항에 비해 느슨하기 때문에 테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인, 결혼기념일 앞두고 실종=외교통상부는 2일 “가족과 에어프랑스 한국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한국인 1명이 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탑승객은 해운회사인 ‘장금상선’의 베트남 지사장 구학림(39)씨로 브라질 출장 후 파리로 가던 중이었다. 서울에 있는 구씨의 처가 식구들은 “2일은 구씨의 결혼기념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박경덕·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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