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2600억 달러를 넘었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급속히 줄어 지난해 11월엔 2000억 달러 선을 간신히 지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외화 수급 사정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51억 달러 흑자를 냈고,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4조4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해외 차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한은에서 빌렸던 단기자금 47억 달러를 갚았다.
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로 보유한 외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달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7%, 영국 파운드화는 9% 이상 가치가 올랐다. 한은 국제기획팀 하근철 차장은 “돌발적인 대외 충격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외환보유액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달러당 1400원대를 유지했던 원화가치가 지난달 1230~1270원대로 오른 것도 외화 수급 사정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6월 1일엔 원화가치가 전날보다 17.8원 오르기도 했다. 2일엔 전날보다 2원 내린 달러당 1239.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