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골프]숨가빴던 막판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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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왼쪽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던 공이 18번 홀컵 끝을 타고 떨어졌다.순간 마크 오메라 (41.미국) 는 두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 1m퍼팅을 앞두고 있던 프레드 커플스의 어깨는 축 늘어졌다.그린 옆에서 연장전을 고대하던 데이비드 듀발도 얼굴에 실망의 표정이 역력했다.

마지막 여섯 홀에서부터 일기 시작한 파란이 종말을 고하는 순간이다.오메라는 막판 17번홀부터 주도권을 잡아갔다.

비록 선두 프레드 커플스와 데이비드 듀발에게 한타 뒤졌지만 그는 담담한 마음으로 경기를 펼쳤다.반면 4라운드 중반까지 줄곧 선두를 유지했던 커플스는 13번홀의 더블보기와 15번의 이글로 순위가 두번씩 뒤바뀌며 승부호흡이 급해졌다.

짧은 순간이나마 막판 3타차의 우세로 우승을 거머쥘 듯했던 듀발도 16번홀의 보기로 확실한 우세를 쥐지 못한 채 8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그리고 17번홀. 1백30야드를 남긴 오메라의 세컨드샷은 홀컵 1.5m에 붙었다.

버디. 커플스는 2. 5m의 어렵지 않은 퍼팅을 놓쳐 마지막 기회를 날렸다.8언더파로 3자 동률인 가운데 다시 오르막 4백5야드의 18번홀. 커플스는 더욱 나빠졌다.

드라이브샷이 왼쪽으로 흐르며 페어웨이 벙커로 빠졌다.세컨드샷도 그린 오른쪽 벙커로 갔다.

다행히 벙커샷은 홀컵 1m 앞에 붙어 파를 기대할 수 있었다.드라이브와 아이언이 정확했던 오메라는 마지막 6.1m 퍼팅도 놓치지 않았다.

72홀의 경기를 통해 잡은 처음의 리드. 그것이 바로 우승을 확정짓는 리드였다.이글 한번 없이 느릿느릿 걷는 듯한 오메라의 황소걸음이 승리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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