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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자영업자 움직이는 1톤트럭 폭발적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지난달 대기업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경북경산시 金모 (37) 씨는 최근 친지의 농장에서 메추리알을 받아다 대구시내 식당에 납품하는 일을 시작했다.그는 다른 소비는 줄이는 대신 프런티어 1t트럭을 필수품으로 구입했다.

쌀.야채.생선 등 생필품 행상으로 변신하는 실직자들이 늘면서 1t트럭이 '국제통화기금 (IMF) 특수 (特需)' 를 맞고 있다.거의 모든 차량들의 판매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달에는 경차 (티코.아토스) 마저 28% 가량 줄었다.

시판중인 1t트럭은 현대 포터.기아 프런티어 등 두종류. 이들 트럭의 판매대수는 지난해 10월 1만2천4백여대에서 12월 1만1천2백여대, 올 1월 5천7백여대, 2월 5천4백여대로 급감했었다.하지만 지난달에는 2월보다 57.1% 증가한 8천5백여대가 팔렸으며 이달에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고 1t트럭은 더 잘 나간다.서울중고차매매조합에 따르면 1t트럭 판매는 1월 4백50여대에서 2월 7백50여대, 3월에는 9백여대로 급증했다.

특히 2월이후에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0% 이상 더 팔리는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기아자동차 제철 마케팅실장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직자들이 상당수 생필품 행상으로 나섰고 요즘 각광받고 있는 고철이나 중고품 수집업자.소규모 무역업자에게도 1t트럭이 필수품이기 때문에 판매가 늘고 있다" 고 말했다.

원래 1t트럭의 주 수요층은 슈퍼마켓.식당 등 자영업자들로 종전에는 이들이 노후차량을 바꾸는 수요가 컸었으나 올들어서는 실직자들이 행상이나 자영업을 시작하기 위해 이 차를 처음 구입하는 수요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자동차회사의 설명이다.

서울가락동 농수산물시장내 채소류 도매상 삼훈상회 관계자는 "요즘들어 실직자로 보이는 새 손님이 많이 늘었으며 이들의 주 교통수단이 1t트럭" 이라고 말했다.이를 반영하듯 가락동시장에서 물건을 떼가는 오전 시간대에는 1t트럭이 빼곡이 들어찬다.

한편 이같은 수요증가에 맞춰 기아자동차는 2월 틸팅 캡 (앞부분이 대형트럭처럼 앞으로 젖혀지는 차) 프런티어를 내놓았으며 현대도 기능을 보완한 모델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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