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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국민장] “감사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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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는 국민이 보여 준 조의에 감사를 표하고 고인의 뜻대로 화합과 국가 발전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영결식을 엄수하고 처음 맞은 주말,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와 봉하마을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장의위, “조의와 협조에 감사”=장의위는 지난달 30일 공동 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 명의로 낸 ‘국민께 드리는 감사의 말씀’에서 “국민 여러분의 각별한 조의와 협조에 유가족과 정부를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고인께서는 뜨거운 추모의 마음으로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해 준 국민들 덕분에 모든 근심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며 “고인이 남긴 숭고한 정신과 열정이 이 땅에 영원히 살아 숨쉬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장의위는 “고인께서는 평생을 민주화와 국가 발전에 헌신했다”며 “이제 남겨진 우리는 고인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하나로 화합하고 국가 발전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 유족은 31일 김경수 비서관을 통해 봉하마을 취재진용 임시 사이트에 ‘국민 여러분께 삼가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는 글을 올렸다. 유족은 “비통함을 이기지 못하던 저희 유족에게 국민 여러분의 애도는 더할 수 없는, 큰 힘과 위로가 됐다”며 “봉하마을과 전국 곳곳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해 주신 많은 분의 애도와 추모의 마음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참여정부 인사들도 별도의 글에서 “국민장이 전 국민적 추모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자원봉사자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경찰 등의 관계 공무원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계속되는 추모 열기=31일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아침부터 추모객들이 찾아왔다. 전날 경찰이 분향소 천막 등을 철거했지만 시민들이 다시 제사상을 차리고 조문객을 맞았다. 이날 오후 여자친구와 분향소를 찾은 김영수(28)씨는 “평일엔 회사 일로 시간을 낼 수 없어 오늘에야 조문을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5시 분향소 앞에서 ‘살풀이 진혼제’를 하고 오후 7시에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역시 많은 추모객이 모여들었다. 경찰이 마을 입구에서 차량 진입을 막아 추모객들은 진입로 2㎞를 걸어 분향소를 찾았다. 마을회관 앞 분향소에는 조문 행렬이 500m 정도 늘어섰다. 국화를 바치며 예를 올린 조문객들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 바위를 둘러본 뒤 고인의 유골이 안치돼 있는 봉화산 정토원을 찾았다.

인터넷에서도 추모 열기가 계속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추모 게시판에는 이날 하루 4만여 건의 글(오후 5시 현재)이 올라왔다. ‘yesy’로 시작하는 ID의 네티즌은 ‘우리의 마음을 모아 더 아름답고 위대한 한국을 만들어 가자. 이것이 그분이 진정 기뻐하실 일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일부 네티즌들이 “노 전 대통령 추모 사업을 추진하자”며 모금 활동을 펼치기도 했으나 유족 측의 고사로 중단됐다. 김경수 비서관은 임시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아직 유족들이 황망해 하고 있고, 안장 등 장례 절차도 남아 있어 추모 사업이나 기념 사업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온라인 등을 통해 자발적 모금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유족들의 뜻에 따라 정중히 고사한다”고 말했다.

봉하=김상진 기자, 임미진·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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