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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부산대 기부금 사용처, 투명하게 밝혀져야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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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호 34면

부산대와 ‘300억원 분쟁’에서 패소한 송금조 회장 부부 사연을 다룬 ‘돈만 내고 쓴 곳은 몰라 기부자 맘 상하는 사회’(중앙SUNDAY 114호, 5월 17일자) 기사를 읽고 한 주 내내 맘이 상했다.

87세 노인인 ㈜태양 송금조 회장. 6년 전 부산대에 305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중 195억원은 이미 낸 상태며 나머지 110억원은 기부자인 자신의 뜻과 달리 멋대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줄 수 없다고 하는데 대체 무슨 영문인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번 중앙SUNDAY 기사가 그간 궁금했던 모든 점을 풀어 줬다. 특히 기부자의 인생역정보다 사건의 본질인 기부금 용도에 초점을 맞춰 많은 도움이 됐다.

패한 이유가 ‘증여할 때 특정한 채무 조건을 다는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기부자인 송 회장은 나머지 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쟁점인 기부금이 목적대로 쓰였는지는 미결로 남아 있다고 한다.

송 회장 측은 지금이라도 기부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명백히 밝히고 잘못을 사과하면 돈을 내겠다는데, 수혜자인 부산대는 그럴 뜻이 없다니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진위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기부금은 사용 목적과 용도가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
최금안(55·요식업 오리마을 대표·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편집 문법을 깬 1면, 서거 충격을 파고든 감성

말을 많이 한다고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한 장의 사진이, 한 단어가 주는 무게나 느낌의 크기가 수천 자의 글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한 지난주 1면(중앙SUNDAY 115호, 5월 24일자)이 그랬다. ‘신문의 눈빛’이라는 1면에 제목도 없고, 기사도 없다. 고인이 돼 버린 노 전 대통령의 회색 모노 톤 사진 한 장, 신문 한편 여백에 ‘1946~2009’라는 숫자, 그 아래 189자의 유서. 그게 전부였다.

전날 온종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전했던 방송 뉴스를 봤던 나는 일요일자 신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문을 집어 드는 순간 ‘뭐가 그리 다르겠느냐’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깨져 버렸다. 1면 편집의 문법을 깨뜨린 한 장의 사진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충격’에 놀라 있던 감성을 자극했다. 엷은 미소를 머금고 뒤를 살짝 돌아보는 고인의 옆모습은 조용하고 섬세하게 나의 심금을 파고들었다. 상식을 깨는 중앙SUNDAY의 파격은 ‘준비된 자신감’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줬다. 급하게 호외를 찍어 비보를 전한 다른 언론들과 대비됐다. 신선한 도전은 항상 새로운 기대감을 낳는다. 중앙SUNDAY의 또 다른 도전이 기다려진다.
박용후(44·사업·서울 서초구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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