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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 계열사 화의신청 부산경제 황폐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 재벌인 화승그룹 계열3사의 화의신청으로 지역 경제계가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6월 태화쇼핑을 시작으로 8월 국제종합토건, 10월 미화당백화점.우성식품, 12월 대선주조.세원백화점.신세화백화점, 지난2월 자유건설등 대형 향토기업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최근 3개 종금사마저 문을 닫아 부산경제는 황폐화된 상태다. 지역 경제계는 자유건설에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고 대통령의 부산 신발산업에 대한 관심등으로 분위기가 다소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화승까지 무너지자 절망하는 모습들이다.

◇ 파장 = 신발.스포츠의류를 주력 생산하는 화승.화승상사의 2백여 협력업체들이 연쇄도산 위기에 몰릴 처지다.4백여곳의 대리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신발수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화승과 화승상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천1백억원으로 부산지역 신발생산의 40%, 국내 시장점유율 15%를 각각 차지, 지역 경제 비중이 엄청나다.

화승은 부산지역 외주업체들의 원자재를 공급받아 이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TYI와 태국 현지법인 HST에 공급하고 있어 신발부품 수출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화승과 화승상사는 지난해 이들 현지법인을 통해 1억5천만달러어치의 신발을 수출했다.

화승측은 화의신청을 한 3개 계열사외의 9개 계열사는 재무구조가 양호해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들 회사도 자금난에 내몰릴 가능성도 있다.

◇ 지역 경제계 움직임 = 부산상의는 1일 부산지법에 건의서를 내고 "지역경제 회생과 신발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져야 한다" 고 주장했다.

◇ 화승그룹은 = '기차표 고무신' 회사로 출발, 전자통신.철강.관광레저등 12개 계열사와 3개 해외법인을 거느린 재계 59위 (금융권 여신잔액 기준) 의 향토 그룹. 12개 계열사가 지난해 1조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1백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자산총액 9천3백52억원이며 부채는 7천4백80억원. 53년 부산초량에 세운 동양고무공업이 화승의 전신. 81년 나이키와 제휴, 조깅화 선풍을 일으켰고 86년부터는 리복과 손잡고 에어로빅 슈즈를 개발했으며 91년에는 세계 제1위의 OEM (주문자상표부착 방식) 공장이 되기도 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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