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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자민련 달래기…DJ·조세형 총재대행 "야당 비협조땐 정계개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대중 대통령과 조세형 (趙世衡) 국민회의 총재대행이 31일 약속이나 한 듯 정계개편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둘 다 '정계개편을 하라는 국민의 뜻이 있다' 는 점을 지적한 것도 같다.

金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정계개편을 하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야당이 올 한해만이라도 여당을 도와 주면 좋겠다" 고 덧붙였다.

趙대행도 "정계개편은 야당의 태도에 달려 있다" 며 야당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표현은 완곡하지만 가시가 들어 있다.

'위협 반 (半) , 당부 반' 정도가 아닌 듯하다.

야당이 여당의 국정운영에서 계속 발목을 잡는다면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될 것이며 이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야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4.2국회의원 재.보선, 4.10한나라당 전당대회, 6.4지방선거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야당의 내분으로 인한 정계개편이 있을 것에 대비해 명분쌓기에 돌입한 인상마저 주는 대목이다.

이런 발언들을 종합하면 金대통령과 국민회의는 당분간 야당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에 대한 '이삭줍기' 는 하겠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야당과 대화하는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여권 수뇌부의 이날 발언은 당내에서조차 혼선을 빚고 있는 정계개편에 대한 다양한 입장의 정리판이다.

또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회의의 상대적 소극성을 못 마땅해 하는 자민련에 대한 위무 (慰撫) 의 성격도 없지 않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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