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바뀐 정부 산하단체장 인사]전문가 중시 가닥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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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의 산하단체장 및 임원인사 정책이 해당기관의 내부반발과 비판적 여론에 따라 궤도수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산하단체의 7백여 자리를 바꿀 계획인 정부는 정치권 인사들의 '낙하산식 임명' '논공행상식 인사'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전문직 인사' '현직 유임' 의 비중을 높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기관장의 현직 유임에 대해선 적임자를 고를 때까지만 그대로 둔다는 방침이다. 산하기관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전력의 경우 국민회의측은 보사차관 출신의 최수병 (崔洙秉) 총재특보와 장영식 (張榮植) 뉴욕주립대 교수를 복수추천했으나 현 이종훈 (李宗勳) 사장이 유임됐다.

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장관은 지난달 28일 국민회의 추천인사를 새 한전사장에 앉힐 것을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金대통령이 "한전은 당이나 정치권 인사를 써선 안된다" 며 "전문경영인중에서 찾아 보고하라" 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1차 확정된 건교부 산하단체 인사에서도 '전문가 중시' 원칙이 일부 적용됐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측에서 각각 한명씩 추천해 치열한 경쟁이 붙었던 공항관리공단 이사장에 제3의 인물인 김건호 (金建鎬) 전 건교차관이 임명되고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토지공사 김윤기 (金允起) 사장이 유임된 것 등이 그 예다.

한국중공업.한국통신.가스공사.담배인사공사 등 지난해 공기업 민영화법에 따라 사장을 공채한 산하기관은 현 기관장의 유임이 확정됐거나 확정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한국프레스센터.환경관리공단.근로복지공단엔 유인태 (柳寅泰).김문원 (金文元).최상용 (崔相容).이용준 (李龍俊) 씨 등 정치권 인사가 "개혁성.전문성 등을 겸비했다" 며 각각 거론되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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