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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6월 세번째 '우주정거장' 발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우주에 이민을 가겠다' 는 생각은 당분간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생물이 살 수 없는 우주공간에 '미니지구' 를 만들고자 했던 바이오스피어 사업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 91년 미국의 황량한 사막 아리조나주에 철골과 유리로 만든 거대한 인공돔 바이오스피어는 지구의 자연생태계를 그대로 옮겨놓고 4쌍의 부부가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생활토록 함으로써 우주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실험했다.

그러나 산소농도가 처음 21%에서 14%로 떨어지는등 지구가 가지고 있는 자연순환의 재현에 실패, 93년 문을 닫았다.

최근의 연구는 우주공간에서의 생존보다는 무중력과 진공을 이용한 각종 산업관련 연구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올 6월 러시아 샬루트와 미르에 이어 세번째로 쏘아올려지는 우주정거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 국제우주정거장 알파로 명명된 이 우주정거장의 구조물들이 우주에서 결합되어 완성되는 해는 2002년. 가로 1백8. 4m, 세로 74.1m짜리 직사각형의 거대한 실험공간이 우주에 마련되는 셈이다.

이곳에선 우주반도체.우주신약.우주신물질 등 21세기 우주공장 건설에 대한 기초연구가 시도된다.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학 김인교수는 "우주정거장 연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2백80억달러가 소요되는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생명과학 연구" 라고 말한다.

미세중력이란 지구 중력의 1백만분의 1중력으로 이같은 환경에선 단백질 결정이나 세포의 성장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 예컨대 투과성이 더 좋은 정밀한 콘택트렌즈를 개발한다거나 순도가 높은 인슐린 개발같은 것이 그것. 현재 단백질의 38%가 미세중력하에서 더 잘 결정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신물질의 합성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직경 2.5m의 원심분리기를 설치, 다른 중력에서 동식물시료의 영향과 변화도 연구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주실험실의 연구목표는 인간의 건강. 미세중력에서의 생활은 뼈의 약화와 근육위축, 면역력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인간의 우주생활 개척에 관심의 초점이 될 것 같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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