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출판계도 변화의 회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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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세계 출판계도 변화의 격랑을 맞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자본의 인수.합병이 일어나고 일본은 유례없는 불황을 맞아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24일 세계 3위인 독일계 미디어 그룹 베르텔스만이 미국의 최대 출판사인 랜덤 하우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87년에 밴텀 더블데이 델을 사들였던 베르텔스만은 이로써 세계 최대 규모의 출판사를 갖게 됐다.

계약 작가 목록만 보더라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즈, 마이클 크라이튼, 존 그리샴 등 화려하다.

이런 출판과 멀티미디어 복합 추세 속에 미국 출판사 가운데 5위 안에 드는 사이몬 앤드 슈스터사도 매물로 나왔다.

한편 베르텔스만은 올 상반기 도서 통신판매 사업으로 한국에 진출한다는 설도 있어 국내 출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출판계는 지난해 매출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도를 밑돌았다.

장기 불황과 소비세 인상 등의 여파로 '불황을 모르는 업종' 이라는 신화가 깨지고 있는 것. 지난해 판매 부수는 서적이 8억7천5백92만 권, 잡지가 38억1천3백70만 권. 전년보다 각각 4.3%, 1.3% 줄었다.

분야별로는 딱딱한 사회.자연과학 서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출판사들은 단기적으로 신간 출간을 줄이는 감량 경영과 업무 제휴를 통한 타개책을 마련 중이다.

고단샤 (講談社) 의 경우 신간수를 지난해 1천6백56종보다 1백여 종 줄일 계획이다.

가쿠가와 (角川) 서점은 '주부의 벗' 과 업무 제휴를 맺고 '주부의 벗' 이 도입중인 '북메이트' 를 공동으로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또 유력 출판사들은 장기적인 독자 확보를 하기 위해 최근 협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독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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