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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하기관장등 인사, 정파·관가 '물밑각축'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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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 고위직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정부산하 기관장 및 임원인사를 둘러싸고 정.관가, 업계가 부산하다.

공동정권의 인사라서 더 복잡하고 줄대기와 물밑 거래도 치열하다는 전언이지만 원체 은밀해 겉으로 드러나진 않는다.

산하단체는 정부 직접투자나 재투자기관, 출연이나 재정보조 기관 등인데 중앙정부의 직접 관할하에 있는 것만 3백2개. 이밖에 서울지하철공사같이 정부의 입김이 여전히 먹히는 지방자치단체 투자기관까지 합하면 5백60여개에 이른다.

기관장뿐만 아니라 이사장.감사.이사 등도 가능한 대상이다.

가위 '황금벌판' 인 것이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26일 "주말까지 통폐합 및 기구개혁대상을 제외한 기관임원들의 일괄사표를 받을 예정" 이라며 "유임여부와 새 인물 인선에 고심중"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임인사 빼고 새로 임명될 자리만도 7백개쯤 될 것으로 안다" 는 말로 인사규모를 전망했다.

정권교체후 파워엘리트의 변화를 실감케 했던 정부직 인사에 이어 이번 기관장.임원 인사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관심이다.

신 여권측은 한국전력.토지공사.공무원연금관리공단 같이 방만한 경영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곳은 경영마인드가 있는 개혁적 인사를 앉힌다는 방침이다.

문희상 (文喜相) 정무수석은 "과거처럼 낙하산식 인사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 이라면서도 "당 인사중에 능력.전문성있는 사람들은 문제될 게 없다" 고 말했다.

어차피 정치권 인사의 발탁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상당부분은 논공행상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미 주초 당에서 작성한 산하단체 임원 추천인사 명단을 청와대와 총리실에 전달했다.

각각 1백여명씩 추천했으며 정부조각때와 같이 국민회의.자민련.외부영입인사가 비슷한 비율로 산하기관에 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정권에서만 볼 수 있는 새 풍속도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회의측 인물이 자민련측이 장관을 맡고 있는 부처의 산하기관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에 해당 장관이 "아는 바 없다" 며 반발하는 모습도 그런 사례다.

건설교통부 산하의 공항관리공단 이사장에 국민회의의 배기선 (裵基善) 부천원미을위원장과 자민련의 정원조 (鄭源朝) 전1사무부총장이 경합하고 있는데 자민련 당적인 이정무 (李廷武) 건교부장관의 의중이 관심이다.

노른자위 중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한국전력 사장엔 최수병 (崔洙秉) 전보사차관.장영식 (張榮植) 뉴욕주립대교수.유인학 (柳寅鶴) 전의원이 경합하고, 주택공사 사장에 조부영 (趙富英) 자민련전사무총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 사장으로 이대엽 (李大燁) 전의원.정숭렬 (鄭崇烈) 전군수사령관.김건호 (金建鎬) 전건교차관이 거명되며 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윤주수 (尹柱洙) 전고속철도공단 부이사장.조용직 (趙容直) 전의원 등이 경합중이다.

국민회의측에선 유인태 (柳寅泰) 전의원이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이훈평 (李訓平) 전국구예비후보가 마사회장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박실 (朴實).나병선 (羅柄扇).정진길 (鄭鎭吉) 전의원, 조재환 (趙在煥) 사무부총장, 배기운 (裵奇雲) 연수원부원장 등이 추천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련 인사로는 김정남 (金正男) 전의원이 담배인삼공사 사장, 김문원 (金文元) 전의원이 한국프레스센터 이사장, 배명국 (裵命國) 전의원이 성업공사 사장, 최상용 (崔相容) 전의원이 환경관리공단이사장, 이용준 (李龍俊) 전노동차관이 근로복지공사 사장에 각각 추천된 가운데 김동관 (金東寬) 전증권감독원부원장도 산하단체장으로 거론된다.

전영기·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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