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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SBS등 새오락프로 독특한 소재로 눈길끌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봄 개편으로 신설된 일요일 저녁6시 SBS '황수관의 호기심천국' 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적어도 참신성만큼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예인 우려먹기' 식의 기존 버라이어티쇼 포맷 대신에 '호기심' 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점이 바로 그것이다.

종이컵을 연결한 실 (絲) 전화는 얼마나 멀리까지 들을 수 있을까,빨대로 빨아올릴 수 있는 높이는 얼마나 될까, 풍선에 몸을 매달고 하늘에 뜨는 것이 가능할까 등과 마술.차력의 비밀 등 이제까지 3회가 방송된 이 프로가 등장시킨 아이템들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걱정되는 것도 없지는 않다.

몸무게 26㎏의 초등학생을 풍선 3천여 개에 매달아 공중에 띄우는 장관을 연출한 지난주 방송은 풍선1개당 부력을 사전에 계산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시행착오과정을 거듭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감동을 강요하는 인상이었다.

황수관박사를 포함, 세 사람이나 되는 진행자와 코너마다 리포터로, 출연자로, 또 스튜디오내 패널로 너무 많은 연예인이 적절한 역할구분 없이 등장하는 것도 시청자를 편치않게 한다.

연예인 출연자 없이도, 또 참신한 아이디어만으로도 재미를 주는 오락프로의 또 다른 예는 금요일밤 8시45분 KBS - 2TV의 '이색도전 별난대결' 이다.

이 프로의 마지막 코너 'IMF게임' 은 글자 그대로 최저의 제작비와 소품비가 특징. 소방관들이 화재출동 비상봉을 타고 내려와 촛불 10개 끄기, 티슈 한 장을 입으로 불어 공중에 오래 띄우기, 젓가락으로 떨어지는 달러잡기 등 이 코너가 선보인 게임들은 그야말로 '초저예산' 으로도 재미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작진 가운데 하원PD는 "막상 촬영을 하고도 게임이 별 재미가 없어서 방송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고 게임아이디어를 짜내는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출연자 인플레 없이 시청자 눈높이에서도 재미있는 오락 프로를 만드는 데는 제작진의 아이디어 창안 노력이 출발점으로 보인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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