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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인사 '지역편중' 후유증…파격발탁등 불만 일부는 사표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지난 9일 신임 김세옥 (金世鈺) 경찰청장 취임과 함께 시작된 경찰 간부인사가 24일 총경급 2백95명의 전보발령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그 내용이 지연.학연과 관계없이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는 새 정부의 원칙과는 달리 파격적인 것으로 드러나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내 한 경찰서장은 인사내용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총경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과감한 발탁인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방 서장에서 경찰청 또는 서울경찰청 과장으로 직행한 것. 총경 승진자의 경우 통상 군 (郡) 단위 서장.지방청 과장에 이어 수도권 주요 도시의 서장을 거쳐 서울로 입성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치안수요가 적은 데서 출발,점차 경력을 쌓아 중책을 맡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홍영기 (洪永基) 전남 장흥서장이 경찰청 기획과장으로 옮긴 것을 비롯해 박정원 (朴定垣) 광주 광산서장이 특수수사과장, 정광섭 (鄭光燮) 전남 함평서장이 경호과장으로 수직 상승했다.

문경호 (文京鎬) 전남 정보과장이 정보4과장으로, 손진우 (孫辰宇) 경북 의성서장이 서울 정보2과장으로 전보된 것도 마찬가지 경우다.

반면 PK (부산.경남) 인맥인 엄호성 (嚴虎聲) 서울중부서장과 지난 정권에서 잘나가던 최광현 (崔廣賢) 정보2과장은 각각 지능과장과 외사2과장으로 밀려났다.

사시.행시 양과를 패스한 뒤 85년 경찰에 입문한 嚴서장은 인사에 반발해 24일 사표를 던졌다.

이같은 인사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지역간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다" 며 "이렇게 되면 예측가능한 인사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 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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