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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공작]새로 드러난 '정재문-안병수 커넥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풍정국을 대하는 여권의 태도변화엔 사정당국이 추가로 확인한 내용들이 배경이 되고 있다.

덮어둘 수 없는 중대한 내용이 사정당국으로부터 속속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다.

첫째는 '정재문 - 안병수 커넥션' 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들이다.

때문에 여권은 정재문 한나라당의원의 안병수 조평통위원장대리 접촉사건을 한나라당측 배후혐의를 제기할 수 있는 핵심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안기부 자체조사를 통해 鄭의원이 안병수와 접촉할 무렵 박일룡 (朴一龍) 당시 안기부1차장과 한나라당 당직자가 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팩스를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대성 문건' 에 기재된 '안병수에게 3백60만달러 전달' 부분에 대해서도 안기부가 용의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재미 사업가 金양일씨를 현지조사해 "돈가방을 전달했다" 는 진술을 받아냈다는 전언이다.

여권은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그가 수차 베이징을 찾아간 점 자체를 의혹으로 보아왔다.

이미 당시 베이징 주재 정부측 인사를 통해 鄭의원이 최소한 한차례 이상 베이징을 비공식 방문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국민회의에서 북풍대책 관련업무를 맡았던 C씨는 "모 주재관으로부터 鄭의원이 연락없이 베이징을 찾았다는 전화통보를 받았다" 며 "그로부터 '鄭의원이 나를 만나자 깜짝 놀라며 당황해했다' 는 얘기를 전해듣고 모종의 작업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고 말했다.

때문에 '두차례 공식 방문' 이라는 그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이같은 정황으로 보아 여권은 鄭의원의 북측 인사 내통설은 분명하며 그 뒤에 한나라당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안기부 차원의 공작으로 알려진 오익제.김병식 편지사건이나 윤홍준씨 기자회견 등에도 배후의혹을 제기할 소지가 있다고 본다.

조세형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은 24일 "일련의 사건 뒤에 김대중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한나라당이 북한측과 내통한 징후가 포착됐음을 보고받았다" 고 밝혔다.

권영해 전안기부장의 '제2파일' 에서도 북풍과 관련해 조작된 자료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尹씨 기자회견을 사주한 이대성 (구속) 전안기부 해외조사실장 캐비닛에서 56만달러가 발견된 점도 정황증거로 제시된다.

"그처럼 엄청난 예산을 들인 해외공작은 안기부장이 국가 최고위층에 보고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이라는 안기부 관계자들의 말에도 귀기울이며 수사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여권이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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