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인사 어떻게 이루어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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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새 정부의 첫 검사장 인사는 예상대로 공안 (公安) 인맥과 PK (부산경남).경기고 인맥을 주요보직에서 철저히 배제한 데 특징이 있다.

우선 공안인맥은 안강민 (安剛民) 서울지검장이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해 대검형사부장으로 전보된 것을 비롯해 최병국 (崔炳國) 인천지검장.주선회 (周善會) 공안부장이 규모가 작은 전주.청주지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문민정부 시절 대검공안부장을 지낸 부산.경남출신 검사장 3명 전원이 불이익을 당한 셈이다.

신임 공안부장에 공안분야 주요보직 경력이 없는 진형구 (秦炯九) 대검감찰부장이 기용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 이같은 공안인맥 물갈이와 관련해 검찰내부에서는 "현정권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검찰과 안기부의 공안인맥 청산작업이 고위직을 시작으로 점차 하위직으로 내려갈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천 (朴相千) 법무부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새로운 시각에서 공안수사 지휘를 기대한다" 고 이례적으로 인선배경을 밝혔다.

또 한가지 두드러진 특징은 검찰 최대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경기고 출신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점. 대표주자인 안강민 검사장이 좌천되고 신현무 (申鉉武) 대구지검장이 사표를 냈으며 한부환 (韓富煥) 서울고검차장도 자리를 옮기지 못했다.

반면 문민정부 출범후 핵심보직에서 밀렸던 TK인맥은 박순용 (朴舜用).이명재 (李明載).김경한 (金慶漢) 검사장이 각각 핵심요직인 서울검사장.대검중수부장.법무부 교정국장에 각각 기용돼 두드러진 약진을 보였다.

한편 요직 발탁설이 나돌았던 호남인맥들은 목포고 출신 신승남 (愼承男) 전주지검장이 법무부검찰국장에 기용됐을 뿐 나머지 검사장들은 핵심보직을 차지하지 못했다.

검사장 승진이 유력시됐던 광주일고 출신 김대웅 (金大雄.사시13회) 서울고검검사도 탈락했다.

법무부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연.지연을 최대한 배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 설명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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