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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짓기, 사람 손 많이 들어가 일자리 만들기에 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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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구림마을의 한옥 건축 현장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지역에서 신축 붐이 일고 있는 한옥은 현대식이 가미된 생활 한옥이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건설 분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건축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철근콘크리트 구조는 40% 정도지만 한옥은 50%나 된다.

한옥 짓기는 거의 수작업으로 이뤄져 살림집 한 채를 건축하는 데 직접 고용하는 연인원이 350명 안팎이다. 노임은 공사를 총괄하는 도편수가 하루 20만~25만원, 기술자 12만~18만원, 보조가 10만~12만원이다.

방길현 전남도 한옥마을담당은 “지난해까지 직접고용 연인원이 14만9000명, 인건비 지출액이 179억원이다. 올해 700동을 지을 경우 연인원 24만5000명에게 294억원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목재·기와·황토벽돌 등을 생산하는 업체의 간접고용 효과도 적지 않다.

한옥 관련 기업이 들어오고 창업이 잇따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고려한옥·새천년한옥을 유치했고, 천년한옥·토방하우징 등 새로 문을 연 업체도 여럿이다. 사양산업이던 목재 제재소 또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3곳이 창업했고 기존 제재소도 일감이 늘어 인부를 늘리고 있다.

본사가 서울에 있는 베스트프리컷의 최원철(53) 대표는 “기둥·보 등 부자재를 가공하는 공장을 광양에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목조주택=한국은 2012년 이후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이산화탄소(CO₂) 감축 의무 당사국으로 결정될 것이 확실하다. 한옥 등 목조주택의 보급이 절실한 이유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목조주택 한 채(연면적 132㎡ 기준)에 들어가는 주요 구조재료를 제조할 때 배출되는 CO₂의 양이 콘크리트로 지을 때보다 101t(콘크리트 대체 효과 69t+탄소 고정 효과 32t)이 적다. 지난해 국내에서 1만여 채의 목조주택이 건축된 것을 감안하면 101만t의 CO₂ 를 줄인 셈이다.

박문재 국립산림과학원 탄소순환재료과장은 “목재를 가공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철·플라스틱을 가공할 때에 비해 매우 적고, 재사용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소재여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숲 속의 나무는 광합성 작용에 의해 CO₂를 흡수해 줄기·뿌리에 저장하는 한편 산소를 내놓아 대기를 정화한다. 그러나 나무가 노쇠해 자라는 속도가 느려지면 CO₂ 흡수 능력을 거의 상실한다. 이때 나무를 베어 목조주택에 사용해 CO₂를 장기간(목조주택 수명 평균 75년) 저장하면, 대기 중 온실가스가 줄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무를 베어 낸 땅에 묘목을 심어 기르면 CO₂를 왕성하게 흡수,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순환시스템이 만들어진다.

천창환 기자 ,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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