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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 한옥 산림박물관 궁궐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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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대성 상록활엽수림이 울창한 완도군 군외문 대문리 산림자원연구소 완도수목원에 볼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 전라남도가 산림박물관을 전통 양식으로 완공하는 것이다. 현재 내부 전시작업을 하고 있으며 다음 달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산림박물관은 단일 한식 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크다. 훗날 문화재로 남긴다는 목표로 전통 기법을 최대한 도입했고, 지붕에 흙기와를 얹었다. [프리랜서 오종찬]

수장고 등이 있는 지하층(843㎡)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 지상층은 ㅁ자 모양의 고건축 양식이다. 면적은 1216㎡(약 380평). 한옥으로서는 큰 편이다. 더욱이 건물·회랑이 둘러싼 중정(中庭· 가운데 뜰)과 벽체 바깥으로 나온 처마 부분을 제외한 순수 건축면적이어서 실제로는 더 크게 보인다. 처마 끝을 기준으로 건물 바깥쪽 가로가 47m, 세로가 37m다. 지붕 서까래 수가 880개나 된다.

김창호(43·경북 고령군) 도편수는 “궁궐을 빼곤 단일 한식 건물로는 전국에서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나무를 깎고 짜맞추는 데 부편수·편수 등 25명이 꼬박 9개월 동안 붙어 일했다고 한다.

기둥에는 북미산 더글러스퍼(일명 미송), 서까래 등에는 강원도산 육송을 썼다. 설계를 한 전남 화순군 ㈜삼진의 이봉수 건축사는 “결구(나무와 나무의 이음새)에까지 전통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돌(화강암)은 전북 익산의 황등석을 썼고, 석장(石匠)은 문화재 공사를 많이 한 박상진씨가 주관했다. 지붕은 시멘트 기와보다 무거운 흙기와를 얹었다. 건물 자체가 커 7㎏짜리 대와(大瓦)를 주문 제작했음에도 9만1000장이나 들어갔다.

김종수 완도수목원장은 “건축비만 54억원이 들었고, 한옥 부문은 3.3㎡(1평)당 1200만원에 이른다”며 “수목원 탐방객들이 웅장한 자태에 놀라고 좋아한다”고 밝혔다.

박물관 안 전시공간은 현대식으로 꾸미는 바람에 한옥 내부의 멋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전시실은 ▶숲으로의 초대 ▶숲과의 만남 ▶난대림의 성장과 발달 ▶난대림과 지역문화 ▶난대림이 주는 선물로 구성된다. (061) 552-1532

장대석 기자 ,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완도수목원= 황칠나무·완도호랑가시나무 등 희귀 난대식물 700여 종이 집단 자생해 사계절 푸르고 이국적 풍경을 그려낸다. 숲길 야생화와 온실 속 선인장·다육식물 등 볼거리가 많다. 등산로와 계곡도 있다. 전남 해남군 남창에서 다리를 건너 완도에 들어서 우회전, 동부도로(국도 77호선)를 따라 3㎞가량 달리다 좌회전해 산길을 4㎞ 달리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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