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ly?] 피로해소제 속 카페인, 잠깐 동안만 정신 반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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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Q 국내 약품 판매량 1위를 비롯한 10위 안엔 피로해소제가 여럿 포함돼 있다. 피로해소제는 정말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나?

A 엄밀히 말하면 피로해소제라는 의학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로는 신체적·정신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알약 한두 알이나 물약 한두 병으로 피로가 풀릴 리 만무하다.

그러나 약국에서 피로해소제를 사 복용한 뒤 심신에 생기가 도는 등 ‘반짝 효과’를 경험하는 사람은 적지 않다.

시판 중인 피로해소제엔 제품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카페인·비타민·타우린 같은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카페인 성분이 30㎎가량 함유돼 있다. 커피 한 잔의 카페인 함량(40∼108㎎)보다 적은 양이다. 따라서 하루에 드링크류 1병 정도 마시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카페인은 적당량 섭취하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작업능력을 향상시킨다.

문제는 양이다. 과다 섭취하면 가슴이 뛰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카페인은 습관성·탐닉성도 있다. 카페인 섭취를 갑자기 끊으면 두통·짜증·무기력 등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다른 성분인 타우린은 굴·전복·오징어 등 어패류에 많이 들어 있는 함황(含黃: 황이 포함된) 아미노산이다. 타우린이 혈압·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약간 떨어뜨리는 등 유익한 점이 있음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이용하기엔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 더욱이 타우린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는 없다(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영 교수).

피로해소제엔 비타민B군·C·E(토코페롤) 등 여러 비타민이 들어 있다. 이 중 카르니틴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때 유산소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격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이 보충제로 먹는다. 하지만 이런 비타민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작업능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연구 결과는 찾기 힘들다.

따라서 현재 피로해소제로 팔리고 있는 드링크류 등 성분 중에서 피로 해소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카페인이다. 카페인의 각성효과 덕에 일시적으로는 피로 해소를 느끼는 것이다. 충분한 수면·휴식·운동 등을 통해 피로가 서서히 해소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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