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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야 놀자] 26. 그린 주변 벙크샷 ((下) 내리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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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그린 주변 벙커샷 중 가장 까다로운 건 내리막 라이에서의 샷입니다. 그린을 향해 경사가 진 모래를 파고들어 공을 띄운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공이 잔디 위에 떠있다 해도 그런 상황에서는 공을 띄워 그린에 안착시키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에요.

*** 공 바로 뒤가 스윙 최저점

그래도 방법은 있어요. 자, 어드레스부터 알아볼까요. 어드레스는 일반적인 내리막에서의 샷과 마찬가지로 체중을 왼발 쪽에 둬 경사면과 몸이 가급적 수평이 되도록 하세요. 사진 A처럼 말이에요. 스윙의 최저점이 공 바로 뒤가 되도록 몸의 무게중심을 이동해주는 겁니다. 상체는 자연스럽게 앞으로 숙이는 게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클럽 페이스는 최대한 열어 가능한 한 가장 큰 로프트를 만드세요. 이 경우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클럽을 잡은 뒤 손목을 돌려 클럽 헤드를 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클럽 헤드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그립을 잡도록 하세요. 그리고 다른 벙커샷 때와 마찬가지로 왼발은 목표 방향보다 왼쪽을 향해 조금 열어주세요.

준비가 됐으면 사진 B처럼 가파르게 백스윙을 합니다. 평소처럼 스윙궤도를 만들었다가는 공 뒤의 모래 둔덕에 클럽 헤드가 걸리고 말 거예요. 그러니 몇번이고 연습 스윙을 해 클럽 헤드가 공 바로 뒤에서 최저점을 이루도록 정확히 조정한 뒤 실제 샷을 하세요.

이때도 다른 벙커샷과 마찬가지로 백스윙의 크기는 작게 줄이는 게 좋아요. 벙커샷에서 페어웨이에서처럼 큰 백스윙은 금물입니다. 큰 스윙은 정확한 임팩트를 어렵게 하지요.

자, 이제 임팩트와 폴로스루입니다. 사진 C를 보시면 느낌이 오세요? 임팩트는 클럽 헤드의 날이 공 바로 뒤 모래를 살짝 파고들어 훑고 지나가도록 정교하게 합니다. 모래를 많이 때리면 공이 나가질 않고, 반대로 공을 먼저 때리면 낮게 깔리는 직선 총알 타구가 나오면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고 맙니다.

*** 백스윙은 가파르고 작게

몸을 열어둔 상태이니 다운스윙은 자연스레 '아웃→인사이드' 궤도가 되겠지요(꼭 모래 위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에 공을 높이 띄워 보낼 때 정교한 아웃→인 스윙은 아주 효과적입니다. 공 아랫부분을 파고들면서 공을 역회전시키는 아웃→인 스윙의 묘미를 연습장 같은 곳에서 느껴보시고 실전에서도 활용해 보세요).

그리고 폴로스루는 클럽 헤드가 낮게 깔리도록 합니다. 뜨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공을 최대한 높이 띄우기 위한 자세지요. 물론 폴로스루도 크게 할 필요가 없어요.

내리막 경사에서 벙커샷을 할 때는 핀에 붙기를 바라기보다 벙커 탈출과 온 그린을 목표로 삼는 게 좋아요. 욕심을 부리려다 화를 자초하는 일이 많거든요.

특히 공이 벙커 뒤쪽 턱에 바싹 붙어 있다거나 움푹 박혀 있다거나 하는 최악의 경우라면 차라리 한 타를 까먹더라도 뒤로 빼내는 게 현명할 때가 있어요.

세상에서 벙커샷을 가장 잘 한다는 개리 플레이어(남아공)는 체구가 작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벙커샷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대요. 그 결과 불멸의 골퍼가 됐지요. 벙커샷을 잘 하기 위해선 연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요즘엔 벙커를 갖춘 연습장이 많다고 들었어요. 기본원리와 개념을 이해하면서 꾸준한 연습을 통해 나름대로 감을 갖춘 뒤 그때그때 실전 상황에 응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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