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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뮤지컬 '그리스' 28일 개막…젊은이들 고민 다룬 동명 영화로 유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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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그리스 (grease) 는 미국 청소년들이 머리에 즐겨 바르던 포마드같은 유성 (油性) 물질을 통칭하는 말. 이때문에 이 단어는 50년대 미국에서 싹트기 시작한 록문화의 상징어로도 통한다.

머리에 잔뜩 기름을 바른 채 가죽 재킷을 입고, 자동차에 미친 아이들. 음악과 춤에 취해 돌아가는 록큰롤 파티. 당시 록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와 영화배우 제인스 딘은 이들의 우상이었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이런 '일탈' 은 기성사회에 대한 도전과 저항의 몸짓으로 읽혔다.

그로부터 20년후. 70년대 들어와 올리비아 뉴튼 존과 존 트라볼타는 '머리기름' 그리스를 청소년 춤영화의 대명사로 바꿔놓았다.

영화 '그리스' (78년) 의 탄생이다.

오는 28일~4월19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뮤지컬 '그리스' 는 바로 영화와 똑같은 내용이다.

대본.작곡 짐 야콥스.워렌 케이시 콤비가 만든 가장 대중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72~80년) 중 하나. 94년 국내 초연됐고, 4년만에 다시 젊은이들 곁으로 찾아온다.

고교 학창시절 마지막 추억거리를 찾아나선 '말썽꾼' 들의 사랑과 이별, 진로에 대한 고민 등 '밉지 않은' 얘기다.

강렬한 폭발음의 록큰롤은 이들이 열기를 뿜어내는 용광로와 같다.

'왠지 우리애들이 보기엔…' . 다소 찜찜해 하는 부모들이 있다면 걱정을 마시라. 배경이 미국적이라고 해서 내용이 거칠거나 조잡하지 않다.

바로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들어있다.

이번 무대에는 재주많은 신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바람둥이' 대니의 유준상은 뮤지컬 '러브 앤 러브 (Love & Luv)' 에서 돋보였던 미남배우. 여학생 동아리 '핑크 레이디 클럽' 의 리더 리조는 유난히 열성팬이 많은 말괄량이 스타일의 최정원과 MBC 대학가요제 출신의 이재영이 더블로 맡았다.

데뷔 신인도 있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김성녀 (연기) 부부의 맏딸 손지은이 여주인공 샌디 역으로 출연, 배우 2대 (代)에 도전장을 냈다.

이밖에 이정용.김장섭 등도 눈여겨 볼만하다.

극단 T&S씨어트리컬 (대표 설도윤) 이 제작한 '그리스' 는 악극류의 장노년 관객층 위주로 경도된 최근 연극계 흐름에서 드물게 선보이는 청소년용 공연물이다.

저가전략을 써 티켓가가 3만원~1만5천원선. 뮤지컬 전문 연출로 맹활약하는 '쇼코미디' '42번가' 의 배해일 연출이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7시30분, 금.토.일 오후4시.7시30분 (수.4월5일 낮공연 없음) .02 - 508 - 8555.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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