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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문화포교' 시동…봉원사 영산재 매주 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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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사찰이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경내에 불교전통의식만이 아니라 대중적인 마당극까지 수용하고 있다.

불교계의 이런 노력은 문화의 세기를 앞두고 대중 곁으로 다가가는 데 뿌리깊은 문화를 앞세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2002년 월드컵 등 국제행사에서 우리 나라를 찾을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서울 신촌에 자리잡은 봉원사 (태고종)가 먼저 상설 주말문화마당을 연다.

오는 28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이 절을 찾으면 전통불교의식으로는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된 영산재 (靈山齋) 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시간은 토요일은 오후5시30분, 일요일은 오전 11시30분. 5백석 규모의 강당까지 마련했다.

02 - 392 - 3007. 영산재는 부처님이 인도의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모습을 재현하는 불교 최대의 종교의식. 봉원사에서 매년 음력 5월5일에 봉행해오던 이 의식은 본래 하루 꼬박 걸리는 대규모 행사다.

이중 핵심 부분만을 모아 1시간 반으로 압축해서 주말마다 무대에 올리는 것. 여러 스님이 천수경을 독경하는 가운데 바라춤을 추는 천수바라, 도량을 깨끗이 해놓고 나비춤을 추는 도량게 (道場偈) , 북을 울리며 춤을 추는 법고무 (法鼓舞) 등이 이어진다.

삼현육각.호적.취타 등 악기연주가 장엄한 분위기를 더한다.

관람료는 전통 사찰음식 한끼 포함 2만원. 이어 불교 최대종단인 조계종에서도 포교방법으로 문화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전국에 널린 전통문화사찰을 중심으로 과거에 각 사찰에서 행해졌던 불교의식을 발굴 복원하고 창건설화를 마당극 같은 현대적 볼거리로 가공할 계획이다.

그 첫 무대는 경주 분황사. 신라 말기 원효가 '화엄경소 (華嚴經疎)' 를 쓴 것으로 전해지는 이 절에서 고려시대까지 행해졌던 원효추모행사를 복원하는 '원효대제전' 을 4월 25.26일 이틀간 연다.

스님과 연극배우 등 1백여 명이 등장하는 대형무대. 분황사에서 가까운 황룡사 터까지 거리행렬까지 벌인다.

이 행사를 마친 후에는 다시 원효의 일대기를 마당극으로 꾸며 매주 일요일마다 관광객을 맞이한다.

0561 - 42 - 9922.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의 촬영무대가 되었던 봉정암에서는 이 영화를 계기로 관광객들이 봉정암 특유의 분위기에 푹 빠지게 할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이외에도 전통사찰음식 판매.단기 출가체험.불교용품의 팬시상품화 등 문화상품개발이 다양하게 계획되고 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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