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불황에 샘플 인심도 야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기업들이 제품홍보를 위해 무료로 나눠주는 샘플을 구경하기가 힘들어졌다.

과거에는 샘플을 얻는 재미로 화장품을 사는 경우가 있을 만큼 화장품 가게의 샘플 인심이 후했으나 요즘은 샘플 얻어쓰기가 무척 어렵다.

기업마다 경비 절감을 위해 샘플 제작을 대폭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는 金모씨는 "세트보다 낱개로 구입하는 고객이 많아진 데다 본사에서 가져오는 샘플이 적어져 제한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고 말했다.

나드리화장품의 경우 지난해에는 3천2백60만개의 샘플을 만들었으나 올해는 2천8백80만개로 11.7% 줄일 계획이다.

한불화장품도 지난해보다 1백만개를 줄인 2천1백만개만 만들기로 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샴푸샘플 제작에만 9억3천만원을 썼으나 올해는 3억2천만원 (5백50만개) 으로 제작비를 65.6%나 줄이기로 했다.

분유회사들도 마찬가지. 남양유업은 남양분유 임신.육아교실 회원으로 가입한 어머니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던 고급이유식 스텝엄선 샘플을 지난해 (40만개) 보다 12만개 (30%) 적은 28만개만 만들기로 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일 어머니 교실 회원을 대상으로 1백만개나 뿌렸던 맘마밀 이유식 시식용 샘플을 올해는 전혀 만들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IMF시대를 맞아 거품을 빼려는 노력의 하나로 판촉용 샘플제작을 크게 줄이고 있다" 고 말했다.

이종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