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급매물 쏟아진다…시세보다 3,000만원 싼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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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최근들어 시세보다 3천만~4천만원정도 값을 내린 급매물 아파트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거래가 안되자 바겐세일을 해서라도 빨리 처분해야 하는 사정이 급한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 현황 = 올들어 전반적으로 3천만원 가량 값이 떨어진 서울 도곡동 역삼럭키 아파트의 경우 시세보다 3천만원 정도 싼 급매물이 2~3건 정도 나와있고 시세가 2억3천만원인 잠원동 한신아파트 35평형도 1억9천만~2억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아파트 값이 큰폭으로 내리자 급매물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반원부동산 이우진 공인중개사는 "올 1월까지 매수자가 거의 없었으나 이달들어 급매물을 찾는 사람이 일주일에 1~2명 꼴로 늘었다" 고 말했다.

이문동.상계동등 강북지역 중개업소에도 32평형 이상 중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보다 1천5백만~2천5백만원이 떨어진 급매물들이 중개업소마다 1~2건씩 나와 있다.

분당.일산등 신도시의 경우 급매물 하락 폭은 더욱 크다.

분당 야탑동 48평형 대우아파트의 경우 시세가 3억원으로 떨어졌는데도 거래가 없자 값을 2억7천만원선까지 내린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화정지구 청구아파트 33평형도 시세보다 4천만원 가까이 값을 내린 급매물이 나와 관심을 끈다.

부동산랜드 능곡1호점 서병섭사장은 "화정.능곡지구 아파트 단지마다 시세보다 2천만~3천만원 정도 떨어진 급매물이 4~5건정도 나와있다" 면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 시세보다 4천만원 정도 싼 값에 내놓기도 한다" 고 말했다.

이들 급매물은 아파트값을 더욱 끌어내리는 결과를 빚고 있어 앞으로 가격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 구입요령 = 부동산전문지.생활안내지.PC통신 등을 통해서도 정보를 입수할 수 있지만 직접부동산업소를 방문해 주변시세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실패하지 않는다.

물건 구입전에 우선 급매물로 나온 사정을 알아봐야 한다.

융자를 끼고 샀거나 자금압박을 받는 중소기업인들이 내놓은 물건들은 가압류나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등기설정권자를 찾아 근저당.가압류 내용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전세를 안고 사는 경우 임대차 내용등을 꼼꼼히 챙기고 전기료.수도요금등 공과금 납부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권리분석에 자신이 없을 경우 전문 부동산업소를 찾아 부탁하는 것도 한 방법. 급매물은 여러사람에게 팔아먹는 이중매매의 사기도 가끔 생겨 계약금 지불뒤 가등기나, 등기이전을 곧바로 하는 방법등을 강구해두는게 좋다.

값이 싸다고 덜렁 매입했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급매물의 경우 값이 싼만큼 잔금 지급일이 빨라 자금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유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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