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고율 16년만에 최고…생산 줄여도 소비는 더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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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기업들이 최근 생산량을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하는 바람에 기업의 재고부담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시중에 출하된 제품과 비교한 재고품의 비율을 나타내는 재고율 (在庫率) 은 1백20.5%로 지난 82년7월 (1백21.5%) 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장을 나온 제품보다 20%이상 많은 제품들이 판매되지 않아 창고에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제조업의 재고증가율 수준은 지난 1월 1.3%을 기록, 97년3월 (12.7%)→6월 (10.1%)→12월 (5.3%) 등에 이어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선박.반도체.사무용기계 등 3개 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의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자동차.기계장비.비금속 광물등의 재고가 판매부진으로 크게 늘고 있다.

한편 소비는 지난해만해도 3% 대의 증가를 보였으나 지난 1월 실직자가 늘고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지난 1월중 소매판매는 백화점 (25% 감소).수퍼마켓 (10% 감소) 등의 판매가 크게 줄어 들고 대형할인점 (7%증가) 등의 저가.할인품 판매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전년동기대비 8.8%나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내수판매는 지난해 12월 전년동기 대비 40.1%가 감소한데 이어 1월에 무려 58.7%가 줄어드는등 극도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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