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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운찬교수 한국은행총재직 고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청와대가 서울대 경제학부의 정운찬 (鄭雲燦.50) 교수에게 새 정부의 한국은행 총재를 맡아달라고 지난달부터 끈질기게 요청했으나 鄭교수는 최근 끝내 고사 (固辭) 한 것으로 확인됐다.

鄭교수는 "한은을 맡아보겠다고 평소 생각해본 적이 없고,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만큼 성격이 냉정하지 않다" 며 정중한 고사의 뜻을 김태동 (金泰東) 경제수석에게 전달했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그동안 "다른 자리는 몰라도 한은총재만큼은 내가 따로 생각해둔 사람이 있다" 고 말해 왔는데 바로 그 '의중 (意中) 의 인물' 이 鄭교수라는 얘기가 많이 떠돌았었다.

서울대 졸업후 한은에서 1년6개월여 근무한 경력이 있는 鄭교수가 한은내에 선배들이 많은데 총재를 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어색하다고 생각한 점도 고사의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鄭교수는 총재직을 고사하는 과정에서 5, 6공 인사들 가운데 한은총재를 맡을 만큼 한은 독립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을 추천했고, 맡아서는 안될 사람들도 '직접화법' 으로 거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순 (趙淳) 한나라당총재의 애제자이기도 한 鄭교수는 그동안 사석에서 "나이 60이 넘으면 금융통화운영위원이나 한번 했으면 좋겠다" 는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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