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당뉴스] 상대했던 남성 110명 전화 협박 … 성매매 여성이 3200만원 뜯어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다방 종업원을 거쳐 2005년부터 경남 창원·진주·김해 지역에서 ‘전화방’을 찾은 남성과 ‘폰팅’을 하며 성매매를 해 온 김모(38·여)씨. 김씨는 올 초 내연 관계이던 박모(51)씨와 짜고 성매수 남성을 협박해 돈을 뜯기로 했다.

김씨는 그동안 ‘고객 관리’ 차원에서 성관계를 한 남성의 전화번호를 대부분 기록해 왔다. 팁을 잘 주면 전화번호 뒤에 ‘매너 남’, 돈을 잘 안 주면 ‘나쁜 *’ 등으로 표시를 했다. 2월 초 한 명의 남성을 골라 “전화방을 통해 성매매를 한 아가씨인데 경찰 단속에 걸렸다. 경찰에서 수첩을 갖고 오라고 한다. 돈을 보내 주면 이름을 삭제해 주겠다”고 협박했다. 이 남성은 곧바로 60만원을 입금했다.

김씨를 승용차로 성매매 장소까지 실어 준 박씨는 휴대전화·통장을 개설해 주고 김씨가 뜯은 돈의 40%를 받아 챙겼다. 김씨는 남성들이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다시 문자메시지로 협박했다. “아저씨, 뜻이 없는 걸로 알고 임의대로 할게요. 경찰에 나갈 준비합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거의 하루에 한 명에게 전화하고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해서 110명이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50만원씩 3200여만원을 송금했다. 김해의 한 회사원은 두 차례에 걸쳐 150만원을 보냈다. 이 회사원은 경찰에서 “휴일에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아내에게 알리겠다고 협박 전화를 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씨의 고객 가운데 3명은 송금하지 않았고, 이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경남경찰청 이경곤 경감은 “김씨는 2005년 이후 500여 명의 남성과 성관계를 했으며, 이 가운데 연락이 될 만한 2007년 이후 관계를 가진 남성을 협박했다”며 “성매수 남 가운데는 회사원·자영업자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18일 김씨를 상습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박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창원=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