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작업’하려고, 여자는 배우 보려고 뮤지컬 관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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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뮤지컬 보는 데도 남녀 차이가 있을까.

대답은 “물론”이다. 이는 CJ엔터테인먼트가 올 3월 뮤지컬 관객 736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뮤지컬 공연 관람 행태’를 통해 드러났다. 뮤지컬을 보는 목적과 만족도, 관람 전후 행동 등에서 남성과 여성은 뚜렷이 달랐다.

남녀 차이는 뮤지컬을 보는 이유에서부터 나타났다. ‘문화 생활을 즐기려고’(남자 33.1%, 여자 33.3%), ‘보고 싶은 뮤지컬이 있어서’(남자 32.1%, 여자 45.6%)는 비슷했다. 남녀 간 차이는 세 번째 대답에서 갈렸다. 남자들은 ‘데이트용’이 20.3%나 됐지만 데이트를 위해 뮤지컬을 본다는 여자들은 2.1%에 불과했다. 오히려 여자들은 기분 전환(14.2%)에 큰 비중을 뒀다.

데이트에 방점을 둔 남자들의 관람 행동은 다른 문항에서도 두드러졌다. “뮤지컬을 보러 갈 때 누구랑 동행하는가”란 질문에 남자들은 ‘애인 혹은 배우자’(87.5% 중복 응답 허용)가 가장 높은 반면 여자들은 ‘친구·직장 동료’(93.1%)가 가장 많았다. 남자들은 데이트하기에 적합한 ‘주말 저녁 공연’(54.%)을 선호한 반면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평일 저녁 공연’을 좋아했다. 공연이 끝나고도 남자는 ‘그냥 집에 가기’(30.2%)보단 ‘술집에 간다’(66.8%)는 대답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여성 관객은 출연진이 누구냐에 민감했다. “뮤지컬을 보고 무엇에 만족하는가”란 질문에 남자들은 ‘스토리의 재미’(51.1%)를 1순위로 꼽은 반면 여성들은 ‘배우들의 춤과 노래’(47.6%)를 가장 중요시했다. ‘뮤지컬 선택 기준’에서 여성들은 75.9%(중복 응답 허용)나 ‘출연 배우’를 꼽았다.

여성들은 실용적이었다. 극장 선택 시 남성들이 식당 등 인근 시설을 따지는 데 반해 여성들은 교통 편리성을 우선시했다. 식사도 보러 가기 전에 간단히 먹고 공연장으로 출발(18.4%)하는 비율이 높았고, 공연이 끝나곤 그냥 집으로 가는 경우(45.5%)가 많았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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