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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본 가상대학 사이버 강의…'클릭'하면 눈앞에 강의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A대 1년생인 홍인표 (19) 군은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통신망에 접속해 가상대학 웹사이트에 들어갔다.

洪군은 화면의 메뉴판에서 자신이 수강신청했던 '법학개론 강의' 를 클릭했다.

컴퓨터 화면에 출석확인을 위한 학번 기입란이 떴고 학번을 기록하자 교수의 강의장면과 내용이 동화상과 함께 문장으로 나타났다.

수업시간이 이미 5분 지나 있었다.

컴퓨터에 연결된 스피커에서는 교수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강의도중 의문점이 생긴 洪군은 통신망 대화방을 통해 교수에게 질문을 보냈다.

강의가 끝나기 10분전 교수는 洪군 등 학생들이 보내온 질문을 취합, 답변을 해주었다.

이 이야기는 공상소설이 아니다.

비록 걸음마 단계지만 엄연히 올해부터 71개 대학.전문대에서 시행될 '가상대학' 의 모습이다.

◇ 가상대학 현황 = 71개 대학.전문대가 단독 또는 다른대학.기관과 컨소시엄 형태로 올 1~2학기중 일부 과목을 대상으로 가상대학을 운영한다.

서울대는 1학기부터 단독으로 교육의 이해 등 3개 강좌 (학부) , 컴퓨터 보조수업 (대학원) 을 개설한다.

중앙일보.삼성SDS와 고려대.성균관대 등 11개 대학으로 구성된 '열린 사이버대학' 은 2학기부터 경제범죄 등 69개 강좌 (학부) , 색채학 등 62개 강좌 (시간제 등록생) , 재무관리 등 69개 강좌 (사회교육원생) 를 시작한다.

교육부는 최근 71개 대학.전문대가 단독 또는 컨소시엄으로 구성한 총 21개 가상대학 운영기관을 평가,가장 우수한 '열린 사이버대학' '서울대' 등 5곳을 시범기관으로 선정했다.

시범기관보다 다소 수준이 떨어진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 등 10곳은 실험대학으로 뽑혔다.

올해는 대학들이 강의실 강의와 병행해 가상대학을 운영하지만 2000년에는 별도의 가상대학이 출범할 예정이다.

◇ 운영방식 = 단독대학은 혼자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운영한다.

컨소시엄은 대학.정부기관.언론사.컴퓨터통신업체 등이 공동운영하기 때문에 훨씬 교육과정이 다양하다.

컨소시엄의 경우 컴퓨터 통신업체가 하드웨어, 대학이 교육과정을 담당하고, 정부기관.언론사 등은 대학에 최신 정보를 제공하거나 직접 교육에 참여한다.

컨소시엄 대학들은 대체로 공동강좌와 각각의 단독강좌를 개설한다.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에 참여하는 연세대 등 22개 대학은 올 1학기에 명사초대석.토익 등 4개 강좌를 공동개설한다.

단독개설 강좌라 하더라도 대부분 컨소시엄 구성대학들이 학점인정 협정을 맺고 있어 학생이 다른 대학 강좌를 들어도 학점이 인정된다.

성균관대 황대준 (黃大俊) 정보통신원장은 "가상대학은 학생이 강의내용을 파일로 복사, 언제든지 다시 들을 수 있는 이점이 있고 강의 및 학사행정.각종 정보 제공을 컴퓨터로 수행하는 대학기능을 수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 문제점 = 비싼 통신료가 가상대학 성패의 관건. 한국방송대 정인성 (鄭仁星.여) 방송통신교육연구소 부교수는 "가상대학 수업을 받으려면 한달에 10만원 이상의 통신료가 든다" 며 "정부가 교육용 통신료에는 혜택을 줘야 한다" 고 말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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