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색소병 치료된다'소문에 25명 쿠바로 출국 헛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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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가닥 희망을 안고 쿠바의료진을 찾았던 국내 망막색소변성증환자들이 기대와는 달리 지금까지 전혀 치료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쿠바를 다녀온 RP협회 (망막색소증환자들의 모임) 회원들은 최근 “지난해 25명정도가 쿠바에서 망막색소변성증만 치료하는 쿠바나캉 안과병원을 다녀왔으나 시력이 개선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 말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물체의 상을 인식하는 망막의 간세포가 서서히 손상되어 결국 시력을 잃는 불치병. 증상은 주변시야부터 어두워져 마치 터널에서 밖을 내다보는 것 같고 밤눈이 어두운 것이 특징. 발병률은 4천명당 1명, 국내에 약 4천여명이 이 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환자들은 지난해 초 외신으로 쿠바의료진이 거둔 치료효과가 소개되자 1천여만원이나 되는 치료비 (체재비 포함) 를 들여 장도에 올랐던 것. 이 안과병원은 ▶환자의 머리와 어깨등에 3주간 전기자극을 실시하고, ▶환자의 피를 뽑아 오존화시킨후 재주입한 후 ▶망막수술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 시야를 회복시킨다는 3단계 치료법을 쓰고 있다.

한국실명예방재단 홍보이사인 가톨릭의대 안과 김재호 (金在浩) 교수는 “현재 유전자치료나 인공망막등이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망막색소변성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며 환자가족들의 주의.경계를 요망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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