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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희섭 12호 홈런 선두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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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가장 두려운 타자를 가려내는 방법 중 하나가 고의4구다. 타자와 맞선 투수의 공포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기록이다. 역대 한 시즌 최다 고의4구 기록 보유자는 1997년 해태 이종범(39·현 KIA)이다. 그해 타율 0.324(6위), 홈런 30개(2위)를 기록하는 동안 이종범은 고의4구를 30개나 얻어냈다.

이종범이 12년 동안이나 갖고 있는 기록을 팀 후배 최희섭(30)이 갈아치울 태세다. 최희섭은 14일 대전 한화전 3회 2사 3루에서 한화 선발 윤규진으로부터 고의4구를 얻었다. 이로써 최희섭의 올 시즌 고의 4구는 7개로 늘어났다. 최희섭이 현 고의4구 페이스대로 133경기를 모두 치를 경우 산술적으로는 27개를 얻는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이달 들어 12경기에서만 5개를 기록한 점까지 감안하면 30개도 훌쩍 넘을 전망이다.

투수들이 대놓고 승부를 피할 만큼 최희섭은 무섭다. 한화는 1회 최희섭을 사구로 내보내고, 3회 고의4구를 허용한 뒤 1-2이던 5회 1사에서 처음으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볼카운트 1-2에서 황재규가 시속 142㎞ 몸쪽 직구를 던지자 최희섭은 우악스럽게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순식간에 대전구장 오른쪽 바깥으로 사라졌다. 135m짜리 장외홈런. 최희섭은 시즌 12호 홈런으로 이범호(한화)와 페타지니(LG·이상 10홈런)을 떨어뜨리고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요즘 최희섭은 쳤다 하면 홈런이다. 12일 한화전에서 6회 홈런을 친 최희섭은 8회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13일에는 고의 4구 2개를 포함해 볼넷만 3개를 얻었다. 14일에도 사구와 고의4구를 1개씩이 추가했으니 사흘에 걸쳐 6타석 연속 4사구를 기록한 셈이다. KIA는 최희섭의 대포를 포함해 홈런 6방을 앞세워 14-3으로 대승, 올 시즌 처음으로 4위에 올랐다.

부산에서 롯데는 만루홈런 포함해 6타점을 쓸어담은 김민성의 활약으로 삼성을 8-6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김현수의 홈런 두 방과 김동주의 만루포에 힘입어 11-4로 승리, 6연승을 달렸고 SK는 잠실에서 LG에 8-4 역전승을 거두며 5연승 행진을 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논란이 됐던 월요일 경기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15일부터 비로 연기된 경기는 토요일 또는 일요일 더블헤더로 치르기로 했다.

대전=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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