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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땅덩어리 기원놓고 두 학설 논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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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두 조각이다. ' '아니다, 세 조각이다. '

한반도 땅덩어리의 기원을 놓고 지질학자들간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전북대 오창환 (吳昌桓) 교수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한반도를 크게 세개의 땅덩어리로 나눌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는 서울대 조문섭 (趙文燮) 교수등이 제시한 기존의 '두 조각론' 을 반박한 것. 물론 이들은 아주 옛날 두개의 땅덩어리가 충돌해 합쳐지면서 현재의 한반도가 형성됐다는데는 이론이 없다.

이 두개의 땅덩어리는 약 3억년전 적도부근에 있다가 서서히 북상 (北上) , 2억3천만년전을 전후해 하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吳교수는 '땅 조각' 의 경계로 현재의 휴전선 부근과 전남 목포에서 강원 삼척을 잇는 2개의 선상을 지목했다.

이는 마치 한반도의 지질학적 경계가 삼국시대 고구려.백제.신라의 국경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이에반해 趙교수등은 휴전선 부근이 한반도에서 유일한 땅덩어리 충돌의 경계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학설은 90년대초 처음 제기됐을때 공교롭게도 땅덩어리의 경계가 남북의 경계와 거의 일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吳교수팀이 세 조각론을 내세우는 근거는 전남 목포 - 강원 삼척을 잇는 선상 (지질학적으로 옥천대라 부름)에서 흔히 땅덩어리가 충돌할때 생기는 남정석이라는 암석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 그는 이 암석이 "기존의 충돌경계로 알려진 휴전선일대 (지질학적으로 임진강대로 명명)에서 산출되는 남정석과도 생성연대가 비슷하다" 며 "현재의 중부지방과 호남 남서부는 이같은 충돌의 부산물로 생긴 땅" 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두 조각론은 임진강대만을 한반도의 유일한 충돌경계로 내세운다.

趙교수는 "땅덩어리 충돌을 더욱 확실히 증명하는 해양지각의 존재등이 옥천대에서는 나온바 없다" 며 기존 주장에서 한발도 물러설수 없다는 입장. 땅덩어리 조각론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다이아몬드 산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 다이아몬드는 땅덩어리 충돌과 같은 초고온.초고압의 지각변화시 흔히 생성되는 광물이다.

국내 지질학자들은 "임진강대이든 옥천대이든 다이아몬드만 나와준다면 땅덩어리의 경계 논쟁은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 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한반도 땅덩어리 충돌론의 모태격인 '중국대륙 충돌 형성론' 은 충돌경계에서 적지않은 다이아몬드가 산출된 바 있다.

중국대륙 충돌 형성론이란 현재 각각 남.북중국판으로 불리는 땅덩어리가 대략 2억여년전 부딪혀 현재의 중국대륙이 생겼다는 학설. 한반도 충돌 형성론도 바로 이같은 남.북중국판의 충돌 연장선이 한반도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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