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대중당선자 초청 방한, 재미 벤처기업가 김종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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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벤처기업들에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면 자금지원도 하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金大中 대통령당선자의 초청으로 방한 (訪韓) 한 재미 벤처기업가 金鍾勳 (37) 유리시스템즈 사장은 한국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에서 국방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이 인공위성을 통한 국방정보화시스템을 개발할 때 돕고 싶다” 며 한국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金사장은 “IMF한파를 극복할 가장 좋은 방법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지닌 벤처기업들을 많이 양성하는 것” 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를 지니고 있는 한국의 대학생들도 발굴해 대학내 벤처동아리도 만들고 싶다” 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통신분야의 빌 게이츠' 로 불리는 金사장의 벤처기업 지원은 이들 기업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의 성공스토리는 벤처기업의 천국인 미국에서도 모범사례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金사장은 중학교 2년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존스홉킨스대에서 응용물리학사.석사를 5년만에 마치고 메릴랜드대에서 2년만에 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통신관련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金사장은 92년 창업에 나서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유리시스템즈를 설립했다.

그는 회사의 기술력을 통신장비분야에 집중, 현재 초고속 멀티미디어 교환장치 ATM장치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ATM은 과거 전화교환원들이 일일이 연결해주던 전화연결작업을 대신해주는 기계. 음성은 물론 데이터.화상 등 다양한 미디어를 초고속으로 연결해줘 차세대형 통신장비로 부상하고 있는 제품이다.

유리시스템즈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95년 5백50만달러, 96년 2천1백만달러, 97년 6천1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지난 3년간 연평균 매출액 3백85%, 순이익증가율 4백10%의 초고속 성장을 했다.

지난해 5월엔 미국의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초고속성장 1백대 벤처기업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유리시스템즈를 미국의 장외시장인 나스닥에 상장해 억만장자로 변신했다.

유리시스템즈의 주당 가격은 현재 26달러로 회사지분의 62%를 지니고 있는 金사장의 보유주식가치는 3억달러에 달한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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