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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투기 열병 확산] 3000만원 하던 집이 1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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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8일 오후 건교부.국세청 합동투기단속반원들이 아파트 분양현장으로 단속나가기 전 연기군청 현관 앞에서 단속 지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기=조한필 기자]

충남 연기군, 공주 장기 지역이 사실상 새 수도 후보지로 확정된 뒤 충청권 전역이 부동산 열병을 앓고 있다.

투기꾼들은 연기군 조치원읍의 아파트, 수용 예상지의 농가주택에 눈독을 들였으나 최근에는 홍성.예산군 등 서해안 지역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제외하곤 매입 희망자가 많지만 팔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 구입 열기= 8일 오전 11시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 아파트를 분양받은 30대 여성이 건설사와 계약을 마치고 견본주택을 나서자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업자 3~4명이 달려든다. 업자들은 "로열층의 경우 3000만원까지 받아주겠다"며 분양권 전매를 부추긴다. 이 아파트 분양권 웃돈은 최고 3300만원을 호가한다. 이달 초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올랐다.

기존 조치원읍의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번암리 주공아파트는 3000만~7000만원 상승했다.

◇농가주택도 투기 대상=수용 예정지인 연기군 남면.금남면.동면과 공주시 장기면 일대 주택 값은 지난 5일 새 수도 후보지 발표 이후 최고 7000만원 올랐다. 남면 지역 3000만원짜리 단독주택은 요즘 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장기면 일대 집값도 50% 이상 급등했다. 공영개발 때 주택이 수용되는 원주민에게는 조성 원가의 70% 선에서 단독택지 분양권을 주기 때문에 수용 예정지 주택이 인기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수용 예정지의 이주 택지 분양권이 현재 거래되는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 이주 분양권(1억5000만원)보다 훨씬 비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충남 전역이 투기장=공주 시내는 물론 대전과 충남 서해안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새 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 H아파트 43평형 분양권이 지난달까지 1억3000만원이었으나 1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홍성.예산군 등 충남 서해안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홍성군 홍북면 Y부동산은 요즘 평소보다 4배 이상 늘어난 하루 평균 10여건의 토지 구입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도청 이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지난해까지 평당 10만원을 밑돌던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대 농지 값이 이달 들어서는 평균 2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연기.공주=조한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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