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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지배구조 약간 좋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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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수준이 100점 만점에 39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환위기 이후 소액주주운동이나 사외이사제도 강화 등 기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못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업 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는 8일 상장법인 407개사를 대상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한 결과, 전체 종합점수는 39.33점으로 지난해(37.95)보다 조금 나아지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는 2002년부터 주주의 권리 보호(30점), 이사회(33점), 공시(17점), 감사기구(15점), 경영과실의 배분(5점)등 5개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하고 있다.

항목별로 주주의 권리보호나 감사기구 운영, 경영과실 배분 등은 지난해보다 개선됐으나 이사회 운영.구성, 공시 등은 오히려 나빠졌다. 상장기업들이 임직원 윤리규정과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경영 성과를 주주에게 되돌려주려 하고 있지만 사외이사 등의 활동이 저조하고 불성실한 공시가 많아 투자자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규모가 크면 클수록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회사들은 평균 55점을 받아 규모가 작은 회사보다 월등히 높았다. 특히 2조원 이상인 기업은 이사회와 감사기구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1조원 이상~2조원 미만 41.2점, 5000억원 이상~1조원 미만 40.4점, 1000억원 이상~5000억원 미만 37점, 1000억원 미만 35.3점 순이었다.

기업 지배구조 평가 상위 100개 회사 중 자산 규모가 2조원 이상인 기업이 43개사나 됐다. 업종별로는 금융회사가 상위권을 독차지한 반면 어업.섬유의복 등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상위 5개업체는 은행(67.6점), 통신(62.3), 기타금융(금융지주.카드사 등, 51.5점), 보험(48.8점), 증권(46.8점)등으로 통신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금융회사였다. 반면 하위 5개 업종에는 어업(34.3점), 섬유의복(34.9점), 음식료(35.3점), 의약품(36.4점), 비금속(36.8점)등이 포함됐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은행법에 자산 규모와 상관없이 사외이사를 두게 돼있는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강제규정이 많은 데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이 투명성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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