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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촨 대지진 1주년 <중> ‘재앙의 시간’ 낮 2시28분, 13억 중국 일제히 애도 묵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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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쓰촨(四川)성 대지진 발생 1주년(12일)을 맞아 중국 전역에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전례없이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추모행사도 열린다. 민간에서는 지진 피해 유가족과 이재민을 위한 자발적인 모금운동도 다시 시작됐다.

지진 1주년을 앞둔 10일 폐허로 남은 쓰촨성 베이촨의 한 학교 잔해 위에서 지진으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가 흐느끼고 있다. [베이촨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12일 오후 2시 지진의 진앙지였던 쓰촨성 원촨(汶川)현 잉슈(映秀)진에서 정부 차원의 추모행사를 대대적으로 연다. 희생자 유가족, 구조활동 참가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 지역주민 대표 등 수천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1년 전 지진이 강타한 시각인 오후 2시28분에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13억 중국인이 동시에 지진 희생자 8만6633명의 넋을 애도하는 묵념을 할 예정이다.

후 주석은 앞서 11일 오후 청두(成都) 시내 진뉴빈관(金牛賓館)에서 지난해 지진 때 중국 정부를 도운 주요 국가의 외교사절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이 사상 최악의 지진 참사를 당한 상황에서 전 세계의 이웃들이 도움을 준 데 대해 중국 인민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행사를 위해 베이징(北京)에서 청두까지 특별기를 제공해 신정승 주중 한국대사 등 27개국 대사와 국제기구 대표 3명 등을 초청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진 1주년을 맞아 이날 신 대사를 통해 중국 정부에 위로 친서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친서에서 “이웃 나라인 중국 국민들이 하루 속히 지진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을 첫 국빈방문했던 지난해 5월 외국 국가원수로는 처음 두장옌(都江堰)의 지진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중국 외교부는 한국 언론 중 본지 기자를 지진 1주년 추모행사 등에 초청했다.

이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진 피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편지를 보내 “불굴의 의지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며 위로했다. 두장옌의 중학생 156명이 직접 그린 화집인 ‘아름다운 꽃송이’를 원 총리에게 보낸 데 대한 답신 형식이었다.

이재민과 유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도 시동이 걸렸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직속 중국광화과기(光華科技)기금회는 “지진 1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지진으로 고통받는 동포를 돕자”고 호소하고 나섰다.

한편 지난해 지진 당시 가장 많은 1만9955명이 희생됐던 몐양(綿陽)시 베이촨(北川)현 정부는 12일 새로운 베이촨시 기공식을 개최한다. 기존 도시는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파괴됐기 때문에 베이촨현 남동쪽 안(安)현 일대로 도시 전체를 이전하기로 지난해 결정했다. 신도시 개발공사 기공식에는 후 주석도 참가한다.

청두·베이촨=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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