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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수하르토'는 누구…3파전, 군부출신 유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수하르토에 대한 퇴진 압력이 높아지면서 '포스트 수하르토' 에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통치해온 수하르토는 77세의 고령이지만 일단 다음달 실시될 선거에서 7선 (選)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경제위기가 계속 눈사태처럼 악화되고 건강이 급작스레 나빠질 경우 5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그럴 경우 권력승계의 우선권은 차기 부통령에게 넘어간다.

다른 독재자들처럼 군부.관료.정치권을 서로 견제시켜 왔던 수하르토는 이번에도 군부출신인 트리 스토리스노 부통령을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집권 골카르당은 수하르토 대통령이 지명할 차기 부통령 후보로 하비비 과학기술장관과 하르모코 골카르당 의장을 복수로 추천했다.

그러나 민간출신인 이들은 군부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하르토가 의중에 둔 것으로 보이는 하비비는 군 경력이 전혀 없는데다 과거 중형항공기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지출하는 등 비난까지 받고 있다.

때문에 인도네시아판 '신군부' 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를 중심으로 한 야당세력이 수하르토 정권에 정면도전하고 나섰지만 아직 세력이 미미하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50만 군대와 치안부문까지 틀어쥔 군부야말로 전국적 단위의 통치력을 가진 유일한 집단이다.

물리적 실력과 정보.경제력에다 헌법상 정치에 간여할 수 있는 합법적 권한까지 보장받고 있다.

군부는 수하르토를 7선 대통령의 자리에 일단 앉히고 군부 출신인 트리 스토리스노 (전 국군사령관) 부통령의 연임을 관철하려고 할 전망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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