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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요건 갖춘 ‘동경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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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멸종 위기에 놓인 경주 토종개 동경이(동경견·東京犬)의 4대 강아지가 태어났다. 서라벌대학 동경이보전연구소 최석규(52·애완동물관리과 교수) 소장은 “3대 동경이 암컷 서라벌과 수컷 오류 사이에서 2일 4대인 수컷 화랑과 암컷 원화 두 마리가 출생(사진)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와 동경이보전연구소가 추진 중인 동경이의 천연기념물 지정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천연기념물 지정에는 4대까지의 혈통이 고정(固定)돼야 한다.

천연기념물이 되려면 지역성과 역사적 의의, 혈통 고정 개체 수 확보, 학술적 증명 등 10여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동경이에 대한 이 같은 조건의 연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동경이보전연구소는 2011년까지 혈통을 관리해 개체 수 400여 마리로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북한 풍산개와 진도 진돗개, 경산 삽살개에 이어 한국의 대표적 견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동경이는 1669년 『동경잡기』에 관련 기록이 등장한다. 이 책 ‘신라풍속’ 편에는 ‘동경에 살고 있는 개들은 꼬리가 짧고 사람들은 동경구라고 부른다’고 적혀 있다. 동경구·동경견은 고려시대 동경으로 불린 경주에서 많이 사육돼 붙여진 이름이다. 댕견으로도 불린다. 동경견은 현재 경주 지역 28개 농가와 보전협회·서라벌대학에서 12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외형은 진돗개와 비슷하지만 꼬리가 없거나 있더라도 5㎝ 이하로 짧다. 토종 개이지만 꼬리가 없기 때문에 재수없다고 여겨져 사람들에게 희생을 당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성격은 온순하고 주인에게 복종심이 강하며 사냥을 잘한다.

경주시와 동경이보전연구소는 동경이 보존을 위해 2006년부터 DNA 분석 등을 통해 혈통을 관리해 오고 있다. 개체 수 관리를 위해 왼쪽 어깨에 전자 마이크로칩도 시술, 혈통서를 발급하고 있다. 

경주=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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