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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영일기]대상그룹 고두모 회장…열린 조직으로 인재 키워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역사상 존경받는 인물중에는 위대한 사상가.정치가.과학자.문학자.예술가 등 다방면에 걸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물이 있다.

슘페터 교수는 인류의 번영과 문화발전에 대한 기여면에서 이들 못지않게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은 위대한 기업가들이라고 주장했다.

기업가들은 새로운 상품의 개발, 시장개척, 새로운 경영기법의 도입과 창조적 파괴과정을 거쳐 혁신을 단행해 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적 번영을 가져와 사회의 하부구조를 강화시켜 인류문화 발전의 토양을 마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국의 기업 경영인들에게는 그런 설레임을 즐길 여유가 없다.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져 초고금리속에 잘못하면 기업이 넘어질까 하는 걱정이 일과처럼 돼버렸다.

더군다나 우리 경제는 IMF관리체제가 등장하면서 대외적으로 완전히 노출되었다.

이전에는 외국으로 나가 글로벌 경영을 꾀했지만 이젠 국내 경제의 보호장치가 거의 풀렸기 때문에 국내에 앉아서 세계 일류 기업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선진 외국 기관투자가와 펀드매니저들의 경영분석 기준에 미달하면 주가는 폭락하고 기업 생존이 어려워지므로 투명한 경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경쟁력 제고에 의한 수출신장과 외채의 순조로운 상환으로 IMF체제를 하루속히 졸업하는 것이 21세기의 문턱에 선 우리 기업 경영인의 역사적 과제가 된 것이다.

경영혁신과 경쟁력 제고의 성패는 구성원의 경쟁력, 즉 사원들의 질과 사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조직을 개인의 창의와 능력이 발휘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육성시키는 것이 경쟁력 창달, 나아가 IMF졸업의 요체가 될 것이다.

인재 육성을 통하여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재 육성 그 자체는 경영인의 큰 보람이자 사명인 것이다.

'노 (NO) 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이라는 책의 공동 저자이며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 회장은 '메이드 인 재팬' 이라는 회고록에서 소니가 초창기 벤처기업 수준이었을 때 네덜란드 필립스사 본부를 방문해 창업자 동상 앞에서 "우리는 언제쯤이면 필립스사처럼 세계적인 기업이 될수 있을까" 하고 부러워하던 시절을 회고하고 있다.

소니는 훗날 필립스사를 능가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발전했다.

필자 역시 한국경제가 IMF를 졸업하고 우리 대상그룹이 세계의 모든 발효전문기업을 제패하는 순간의 보람과 행복을 그리며 경영자의 고뇌를 극복해 나갈 것이다.

고두모 〈대상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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