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나가노는 첨단용품 경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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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세계 각국은 첨단 경기용품을 개발해 선을 보여왔다.

나가노겨울올림픽에서도 예외없이 첨단 빙상 경기복이 등장했다.

스케이트의 뒷날이 떨어지도록 고안해 원심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클랩스케이트' 를 2년 전 개발했던 빙상 강국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경기복을 착용하고 나섰다.

빙상 경기복 무릎 아랫부분과 모자에 실리콘 띠를 넣어 레이스 도중 선수들이 받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도록 고안된 것. 클랩스케이트에다 실리콘 띠가 첨가된 경기복을 착용한 네덜란드 선수들은 8일 벌어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천m에서 긴니 롬메와 린티에 리츠마가 종전 세계기록을 무려 8초가량 경신하며 나란히 금.은메달을 따냈다.

네덜란드 대표팀 코치는 "기록단축을 위해 에어터널을 만들어 놓고 경기복의 공기저항을 연구해왔다" 며 "대회 개막 사흘 전 세계빙상연맹 (ISU) 으로부터 새 경기복 사용 승인을 받았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각국 빙상 관계자들은 "스피드스케이팅은 옷보다 레이스 도중 몸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 며 "네덜란드 팀의 경기복은 선수들에게 주는 심리적인 효과가 더 클 것" 이라고 지적했다.

대회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첨단 경기용품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여 나가노올림픽은 신기록 수립의 장이 될 것 같다.

나가노 =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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