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기업하기 너무 힘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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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창업활성화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중국 현지 공장의 5분의 1 크기밖에 안 되는 공장을 짓는 데 건설비용은 같고, 기간은 오히려 5개월이나 더 걸린다."

미국계 자동차 부품회사인 J사가 한국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겪었던 애로를 외국인투자옴부즈맨사무소에 호소한 내용이다. 이 회사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기업 하기 가장 힘든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사례는 세계경제연구원이 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연 '창업 활성화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소개됐다.

김완순 외국인투자옴부즈맨사무소 소장은 "사무소에 접수되는 고충 사례를 분석해봤을 때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이 아직도 초기 인.허가 단계에서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 용도 변경,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 사전 환경성 검토 등에 시간과 비용을 너무 뺏기고 있다는 것이다. 택지 개발 등에 따른 공장 이전 요구, 공장 부지 내 분묘 이전 문제, 지역주민과의 마찰 등도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다.

토론자로 나선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규제가 많은 것보다 행정절차가 불투명하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세미나를 주재한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창업의 장애요인을 찾아내 없애야 한다"며 "제조업 창업의 걸림돌이 되는 여러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상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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