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폭동 사망자발생 악화일로 최악 유혈사태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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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네시아 동부 플로레스섬에서 생필품 가격의 폭등에 항의하는 폭동이 발생, 주민 1명이 숨지고 중국계 상점 상당수가 불타는 등 대선을 앞둔 인도네시아 소요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플로레스섬 경찰과 현지 주민들은 수백명의 중국계 상인들이 현지 주민들의 공격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 부근 경찰서나 군부대에 대피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더구나 군부는 이번 소요사태에 대해 강력대응할 것이라는 방침을 이미 천명한 상태여서 향후 군부의 행보가 IMF사태로 인한 경제위기와 대선을 앞둔 인도네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군부는 국군사령관 (현사령관 페이잘 탄중) 아래 육군 (사령관 위란토).해군.공군.경찰군의 4개군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방별로 군관구사령부가 설치돼 있다.

인도네시아 군부의 쿠데타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자카르타에 진입할 수 있는 두개 부대가 수하르토 대통령의 손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부는 이번 소요사태 진압을 이유로 가두통제에 동원돼 경제난으로 현정부에 불만을 갖고 있는 시민들과의 유혈사태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번 소요사태 결과에 따라 군부의 입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 경찰군과 특전사령부는 가두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을 경우 최루탄 경고사격 없이 곧바로 초동진압때 실탄사격을 실시하도록 명령을 내려놓고 있어 대규모 살상을 동반한 최악의 유혈사태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쿄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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