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입차 시장의 전망을 밝게 본 독일차 업체가 할인폭을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1∼4위를 독차지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 일부 미국 업체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했지만 BMW는 꾸준히 투자를 늘려 2000년 이후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라서는 등 대박이 난 것을 학습한 효과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는 47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감소했다.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BMW(939대)가 1위를 기록했고, 이어 벤츠(761대)·폴크스바겐(656대)·아우디(527대)로 독일 4개사가 1∼4위에 올랐다.
지난해(11월 제외) 줄곧 월별 1위를 독차지한 혼다는 7위(225대)로 밀려났다. 혼다코리아는 올 2월 엔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을 이유로 어코드·CR-V 등 주력차 가격을 12∼13% 올렸다. 그러자 소비자들이 등을 돌려 지난달에는 최근 2년간 최저치인 180대를 팔았다. 이처럼 독일차가 강세인 것은 한국 수입차 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판단해서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유로 대비 원화 가치가 40% 폭락하면서 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12월 독일 본사에서 700억원을 지원받았다. 폴크스바겐 코리아는 지난달 안전 운전을 광고하는 ‘오리지널 드라이버 캠페인’을 시작했다. 아우디 코리아도 본사 지원을 받아 광고를 늘렸다.
김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