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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접속]김영삼대통령, 외환위기 책임주장 왜 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4일 오후 “외환위기가 전적으로 내탓” 이라는 자책선언을 했다.

외환위기 책임소재와 관련해 입을 꾹 다물고 있던 金대통령이 느닷없이 '십자가를 지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신우재 (愼右宰)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은 이렇다.

“대통령은 자기가 자꾸 각료나 부하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 같은 언론보도를 못참아 한다.

대통령은 비겁한 것을 싫어한다.”

얼핏 'YS의 당당함' 을 강조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다른 까닭도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金대통령이 지난해 11월7일 사적 채널로 외환위기의 심각성을 전해 들을 때까지 공식보고를 받지 못했다” 며 책임을 정부기관에 미루려는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한은과 안기부 등은 “여러차례 보고했다” 고 '반발' 했다.

외환위기 특감과 경제청문회를 의식한 이런 공방은 결국 부메랑이 돼 金대통령에게 돌아갔다.

가장 손가락질 받는 쪽이 金대통령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金대통령은 최근 여러 사람으로부터 “여론이 안좋은 만큼 무마조치가 필요하다” 는 건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가운 눈총을 조기에 차단해야만 퇴임후 환란 (換亂) 책임론이 도마 위에 오를 때 치룰 곤욕을 사전예방 또는 축소 할 수 있다는 것이 金대통령의 생각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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